리움이 돌아왔다, 4년 만의 기획전

정상혁 기자 2021. 9. 2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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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주제로 내달 8일 기획전
호암미술관도 재개관, 본격 행보
재단장한 삼성미술관 리움 로비. 우측 푸른 화면은 미국 작가 제니퍼 스타인캠프의 영상 작품이다. /삼성문화재단

한국 현대미술의 보고(寶庫)가 다시 열린다.

삼성문화재단 측은 27일 “삼성미술관 리움이 다음 달 8일부터 운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리움은 2017년 이른바 ‘국정논단’ 사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여파로 홍라희 전(前) 관장이 사퇴하는 등 혼란 속에서 기획전 가동을 멈췄고, 이후 상설전 체제로 운영되다 지난해부터 코로나 사태로 잠정 휴관했다. “1년 7개월간 전시 및 공간 리뉴얼을 마치고 새롭게 출발한다”고 했다. 당초 재개관 일정이 6월로 잡혔지만,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일정 등을 고려해 재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재개관 기획전 제목은 ‘인간, 일곱 개의 질문’이다. 리움의 기획전은 4년 만이다. “재난의 시기에 인간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는 인문학적 전시”라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작가·작품 목록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스위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 미국 미디어아트 작가 제니퍼 스타인캠프(63), 한국 설치미술가 이불(57) 등의 대표작이 출품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설전도 함께 열린다. “지금껏 전시되지 않던 작품이 대거 나온다”고 했다. 국내외 유수의 화랑이 밀집해 미술 벨트를 이룬 서울 한남동 일대가 들썩일 것으로 예상된다.

리움의 정상화가 한국 미술 시장 확장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미술계는 전망하고 있다. 2004년 개관 이래 명실상부 한국 미술 문화의 중심이었고, 대대적 수집을 통한 ‘큰손’으로 존재해왔기 때문이다.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올해 ‘이건희 컬렉션’ 기증으로 한국 미술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삼성가(家)가 이번에는 리움 재개관을 통해 고품격 미술기관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움 관장 자리는 여전히 비어있지만, 새 리더십은 2018년 리움 운영위원장으로 온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재개관이 첫 행보인 셈이다. 이 이사장의 신임이 두터운 정구호 디자이너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격으로 미술관 로비 공간 재편을 주도했다. 미술관 로고도 7년 만에 바꿨다. “폐쇄적 이미지에서 탈피하려 고심한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암미술관도 같은 날 재개관한다. 리움이 현대미술에 초점을 맞췄다면, 경기도 용인에 있는 호암미술관은 고(古)미술 중심이다. 재개관 기념 기획전은 ‘야금(冶金): 위대한 지혜’로, 금속공예를 매개로 한국 미술사(史)를 톺아보는 융합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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