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생, 조부모세대보다 극한폭염 10배 더 겪는다"

김은경 기자 2021. 9. 2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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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자유대 연구진 논문 발표

최근 태어난 아이들은 평생 살아가는 동안 조부모 세대보다 극한 기후 현상을 3~10배 더 많이 겪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 2020년생은 1960년생보다 폭염은 약 10배, 가뭄은 5배, 홍수는 3배 정도 더 많이 경험할 것으로 전망됐다.

브뤼셀자유대 등 국제 연구진이 “어린 세대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폭염·홍수·가뭄·태풍·산불·농산물 흉작(凶作) 등을 더 자주 견뎌야 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26일 발표했다. 극한 기후에 노출되는 빈도를 세대에 따라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현재 온실가스 감축 공약이 지켜진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 2020년생 아동이 1960년에 태어난 사람보다 산불은 평균 2배, 가뭄은 2.6배 더 많이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수는 2.8배, 폭염은 7배 자주 경험할 것이라고 했다. 기후 모델과 국가별 인구, 기대 수명 데이터에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가 1도 오르는 경우부터 3.5도 상승하는 경우까지 각 시나리오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다.

같은 나이라도 어느 지역에서 태어났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2005~2020년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태어난 인구 6400만명이 살면서 극한 기후를 겪을 가능성은 산업화 이전 대비 4배 정도인데,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의 같은 세대 2억500만명은 약 6배로 분석됐다. 지역에 따라 많이 경험할 수 있는 극한 기후 현상의 종류도 달랐다. 논문은 한국 등 일부 동아시아·태평양의 어린아이들은 폭염·가뭄·홍수를 훨씬 더 자주 겪지만 농산물 흉작은 60년 앞선 세대보다 오히려 덜 경험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춰도 기후 재앙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현재 수준에서 1960년생이 평생 4차례 경험할 만한 수준의 극한 폭염을 2020년생은 평균 30차례나 겪게 되지만, 지구 온도 상승 폭을 2도로 제한하면 그 빈도가 22번으로 줄고 1.5도로 제한하면 18번으로 감소한다. 지구온난화 ‘마지노선’인 1.5도를 달성하더라도 조부모 세대보다 4배는 더 많은 폭염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빔 티에리 교수는 “현재 40세 미만 인구는 지구온난화가 없었다면 겪지 않아도 됐을 폭염과 가뭄, 홍수, 흉작 등을 겪으면서 전례 없는 삶을 살게 될 것”이라며 “우리 연구는 젊은 세대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과감히 감축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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