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김지현]추석 밥상 갈등도 없애준 '노답' 부동산정책
김지현 정치부 차장 2021. 9. 2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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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은 예년에 비해 식구들 간 정치 갈등이 확 줄어든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문재인 정부의 완벽하게 실패한 부동산정책 덕분인 것 같다.
최근 만난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같이 유동성이 풍부한 초저금리 시대에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건 사실 당연한 흐름인데 우리가 너무 역행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지, 이제 와서 그런 생각이 들긴 한다"고 했다.
정부여당이 지난해 그토록 외치던 부동산과의 전쟁이 대체 누구와의 전쟁이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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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은 예년에 비해 식구들 간 정치 갈등이 확 줄어든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문재인 정부의 완벽하게 실패한 부동산정책 덕분인 것 같다. 2018년 추석 직전 열린 남북 정상회담을 두고 “북한 놈들 말을 믿냐”는 부모님의 타박에 “태극기 유튜브나 좀 그만 보시라”고 대들었다는 김모 씨(32)도, 결혼 후 첫 명절에 “좌파는 절대 안 된다”고 일장연설을 하던 장인어른이 불편해 내내 피해 다녔다던 구(舊) ‘문파’ 김모 씨(38)도 올해는 한마음 한뜻으로 입을 모았다. “민주당이 틀렸다”고.
그도 그럴 것이 뉴스에나 나올 법한 ‘집 잃은’ 청년들의 사례들이 집집마다 연휴 내내 밥상 위에 올랐다. 박모 씨(70)는 조카 부부가 결혼 2년 만에 강제 이사를 당했단 소식을 뒤늦게 듣고 분개했다. 2019년 서울 한 아파트에 전세로 신혼살림을 차리고 첫아이도 임신했는데 난데없는 ‘임대차 3법’의 유탄을 제대로 맞았다. 집주인이 “차라리 내가 들어가 살겠다”며 계약갱신을 거부한 것. 전세 물량이 씨가 마른 탓에 둘은 결국 전혀 다른 동네의 구축 빌라로 이사해야 했다.
김모 씨(30)네도 지난해 시집간 언니의 신혼 전셋집이 1년 반 새 시세가 1억8000만 원이나 올랐다. ‘K방역’을 따른다고 결혼식을 두 번이나 미룬 탓에 얼마 살아보지도 못했건만, 법이 정해둔 임대보증금 5% 상한은 현실에선 힘이 없었다. “집주인이 썩 나가라 하기 전 시세에 맞춰 적당히 올려줘야 안 쫓겨난다”는 친척들의 조언에 연휴 내내 온 가족이 고민에 빠졌다.
사실 민주당이 지난해 법을 밀어붙일 때부터 이미 충분히 우려됐던 부분이다. 최근 만난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같이 유동성이 풍부한 초저금리 시대에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건 사실 당연한 흐름인데 우리가 너무 역행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지, 이제 와서 그런 생각이 들긴 한다”고 했다. “매매가가 오르면 전세가도 같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우리가 너무 한쪽만 생각했던 건 아니었나 싶다”는 뒤늦은 시인이었다.
추석 민심을 더 우울하게 만든 건 야권 주자들 역시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는 점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집이 없어 청약통장을 만들어보지 못했다”는 뚱딴지같은 소리나 하고 있고, 시세 4분의 1 가격에 아파트를 주겠다는 홍준표 의원의 공약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러니 차라리 결혼하면 1억 원을 주고, 주택자금도 2억 원씩 빌려준다는 허경영을 뽑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건지도 모르겠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20대의 전월세 대출이 15조 원을 넘어섰다”는 국감 자료들이 쏟아졌다. 전 국민 ‘기본주택’을 운운하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최측근은 서울 청담동 재건축 아파트 등 10여 개 부동산을 보유 중이고 가족법인까지 설립해 이 중 일부를 증여했단다. ‘내로남불’ 지적에 이 지사는 “나는 몰랐다”고 ‘손절’하기에 급급했다. 정부여당이 지난해 그토록 외치던 부동산과의 전쟁이 대체 누구와의 전쟁이었는지 궁금하다. 올 추석 화제의 덕담이었다는 “우리도 ‘화천대유’합시다”가 더 씁쓸하게 들릴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뉴스에나 나올 법한 ‘집 잃은’ 청년들의 사례들이 집집마다 연휴 내내 밥상 위에 올랐다. 박모 씨(70)는 조카 부부가 결혼 2년 만에 강제 이사를 당했단 소식을 뒤늦게 듣고 분개했다. 2019년 서울 한 아파트에 전세로 신혼살림을 차리고 첫아이도 임신했는데 난데없는 ‘임대차 3법’의 유탄을 제대로 맞았다. 집주인이 “차라리 내가 들어가 살겠다”며 계약갱신을 거부한 것. 전세 물량이 씨가 마른 탓에 둘은 결국 전혀 다른 동네의 구축 빌라로 이사해야 했다.
김모 씨(30)네도 지난해 시집간 언니의 신혼 전셋집이 1년 반 새 시세가 1억8000만 원이나 올랐다. ‘K방역’을 따른다고 결혼식을 두 번이나 미룬 탓에 얼마 살아보지도 못했건만, 법이 정해둔 임대보증금 5% 상한은 현실에선 힘이 없었다. “집주인이 썩 나가라 하기 전 시세에 맞춰 적당히 올려줘야 안 쫓겨난다”는 친척들의 조언에 연휴 내내 온 가족이 고민에 빠졌다.
사실 민주당이 지난해 법을 밀어붙일 때부터 이미 충분히 우려됐던 부분이다. 최근 만난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같이 유동성이 풍부한 초저금리 시대에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건 사실 당연한 흐름인데 우리가 너무 역행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지, 이제 와서 그런 생각이 들긴 한다”고 했다. “매매가가 오르면 전세가도 같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우리가 너무 한쪽만 생각했던 건 아니었나 싶다”는 뒤늦은 시인이었다.
추석 민심을 더 우울하게 만든 건 야권 주자들 역시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는 점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집이 없어 청약통장을 만들어보지 못했다”는 뚱딴지같은 소리나 하고 있고, 시세 4분의 1 가격에 아파트를 주겠다는 홍준표 의원의 공약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러니 차라리 결혼하면 1억 원을 주고, 주택자금도 2억 원씩 빌려준다는 허경영을 뽑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건지도 모르겠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20대의 전월세 대출이 15조 원을 넘어섰다”는 국감 자료들이 쏟아졌다. 전 국민 ‘기본주택’을 운운하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최측근은 서울 청담동 재건축 아파트 등 10여 개 부동산을 보유 중이고 가족법인까지 설립해 이 중 일부를 증여했단다. ‘내로남불’ 지적에 이 지사는 “나는 몰랐다”고 ‘손절’하기에 급급했다. 정부여당이 지난해 그토록 외치던 부동산과의 전쟁이 대체 누구와의 전쟁이었는지 궁금하다. 올 추석 화제의 덕담이었다는 “우리도 ‘화천대유’합시다”가 더 씁쓸하게 들릴 뿐이다.
김지현 정치부 차장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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