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셧다운 기로의 한 주..미 의회 '국가부채 한도' 벼랑 끝 싸움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입력 2021. 9. 27. 21:48 수정 2021. 9. 2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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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바이든 운명 건 예산전쟁 시작
상원 공화당 “한도 유예 반대”
인프라·복지, 여당 조율 난관
디폴트 우려까지 전 세계 긴장

미국 연방의회에서 예산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름 장기 휴회를 마치고 워싱턴에 복귀한 상·하원 의원들은 연방정부 예산과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조 바이든 정부의 주요 정책 법안의 처리를 두고 결전을 예고했다.

예산을 둘러싼 정당 및 진영 간 ‘치킨게임’이 길어지면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이나 채무불이행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26일(현지시간) 다가오는 몇 주간 의회의 투표 결과가 전 세계적인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 의회에 계류 중인 주요 쟁점 사항은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과 부채 한도 유예, 바이든 정부의 역점 사업인 인프라 법안(1조2000억달러 규모)과 사회복지 법안(3조5000억달러 규모) 등 네 가지다.

미국의 2021 회계연도는 9월30일 종료된다. 늦어도 이날까지는 2022 회계연도 예산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 시한을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럴 경우 의회는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인한 연방정부 셧다운을 방지하기 위해 단기 예산안을 통과시킨다. 민주당은 12월3일까지 연방정부 예산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을 하원에서 처리해 상원에 넘긴 상태다.

문제는 정부 부채 한도다. 의회는 연방정부의 방만한 운영을 견제하기 위해 법으로 부채 한도를 정해뒀다. 미국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재난지원금 등 막대한 재정을 연달아 투입하느라 부채 상한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미 재무부는 일부 예산을 돌려막고 채무를 조정하면서 버티고 있지만, 이 상태가 계속되면 결국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닥칠 수 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10월 중순 현금이 소진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민주당은 27일 상원에서 단기 예산안과 부채 한도 유예 법안을 함께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공화당이 부채 한도 유예에 대해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이 지난 3월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단독으로 밀어붙여 국가 부채를 늘리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워싱턴포스트는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부채 한도 유예 지연 또는 무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디폴트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겠지만 국가 재정 및 부채를 둘러싼 벼랑 끝 싸움이 장기화될수록 미국 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인프라 법안과 사회복지 법안은 민주당 내 의견 조정이 관건이다. 미 상원은 지난달 초당파 의원들이 마련한 인프라 개선을 위한 1조2000억달러 규모의 법안을 통과시켜 하원으로 넘겼다. 하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진보진영은 사회복지 법안의 통과 방안이 확실해지기 전에는 인프라 법안을 처리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게다가 공화당은 물론 조 맨친 등 민주당 내 보수 성향 상원의원들도 사회복지 법안의 예산 규모가 너무 크다며 반대하고 있어 법안 처리가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아프가니스탄 철군 혼란 등 잇따른 악재를 겪으며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연방정부 셧다운, 국가부도 사태, 핵심 정책 좌초 등은 최악의 악몽이다. 향후 몇 주간의 의회 상황이 내년 말 중간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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