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물열차도 저탄소시대 발맞춰 배터리로 달린다
[경향신문]
리튬이온 셀 2만개로 2.4㎿h 힘
하이브리드 FLX 드라이브 공개
탄소배출 11% 감소, 2년 뒤 투입
디젤연료의 폭발력이 아니라 배터리에서 뽑아낸 전기로 달리는 화물열차가 공식 공개됐다. 앞으로 2년 뒤 산업현장에 실전 투입될 예정이어서 육중한 화물을 옮기면서도 탄소 배출은 억제된 차세대 화물열차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인셉티브 마인드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철도기술 업체 왑텍은 카네기멜런대와 함께 배터리의 힘으로 바퀴를 굴리는 23m 길이의 전기 화물열차 ‘FLX 드라이브’를 미국 피츠버그에서 공식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인 전기 화물열차는 기차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젤 열차와 겉모습은 거의 같지만, 내부는 딴판이다. 엔진 대신 리튬이온 배터리 셀 2만개가 빼곡히 꽂혀 있다. 이 배터리를 통해 2.4㎿h의 힘을 낸다. 최고 시속은 120㎞이고, 563㎞ 거리를 충전 없이 달린다. 운반할 수 있는 중량은 195t에 이른다. 배터리를 쓰기 때문에 전기선로는 필요 없다.
왑텍은 전기 화물열차를 기존에 널리 보급된 디젤 열차와 이어 붙여 운영하는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일종의 하이브리드 열차다. 이럴 경우 화물 운반 능력은 유지하면서도 디젤연료 소모량과 탄소 배출량은 모두 11% 줄어든다.
전기 화물열차는 2년 뒤 실전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공식 공개에 앞서 호주 광산업체 로이힐은 2023년 인수를 목표로 한 열차 구매 사실을 발표했다. 로이힐이 넘겨받을 양산형 전기 화물열차에는 시제품의 3배에 육박하는 7㎿h짜리 신형 배터리가 장착된다. 디젤 열차와 결합해 운영하면 연료 소비가 30% 줄어든다. 그러면서도 기존 디젤 열차가 감당하던 수천t에 이르는 화물 운반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 로이힐은 “철광석을 수송할 예정”이라고 왑텍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왑텍의 최종 목표는 아예 탄소가 나오지 않는 열차다.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를 결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전기 화물열차가 기후변화 대응과 기업의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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