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력난에 공장 가동 제한 잇따라..'헝다' 못잖은 경제 충격파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2021. 9. 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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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장쑤·저장·광둥성 일대서
전력 제한에 제조라인 스톱
포스코, 현지 생산 일부 중단
겨울 난방 수요 가중 우려도

중국이 전력난으로 일부 지역에서 전력 공급과 공장 가동을 제한하고 있다. 전력난이 심각해질 경우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채무불이행 사태보다 더 큰 충격이 중국 경제에 가해지고 세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에 있는 포스코 공장도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석탄 가격 상승과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력 사용이 제한되면서 일부 공장들이 생산량을 줄이거나 아예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현재 전력난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지역은 중국의 제조업 기지로 알려진 장쑤(江蘇)성과 저장(浙江)성, 광둥(廣東)성 일대다. 장쑤성의 한 섬유 공장 관계자는 “지난 21일 당국으로부터 전력 공급 중단 통보를 받아 생산을 중단했고, 다음달 7일 이후에나 다시 전력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근에 있는 100여개 공장이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광둥성 둥관(東莞)시에 있는 한 목재 공장 관계자는 “전력난으로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는 생산이 금지되고 있다”며 “공장 가동 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어 현재 생산 능력이 50% 정도 감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광둥성은 공장뿐 아니라 정부기관과 쇼핑몰, 호텔, 식당 등에서도 전력 수요가 많은 피크 시간대 전략 사용을 줄이고, 냉방 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이밖에 랴오닝(遼寧)성과 지린(吉林)성 등에서도 최근 갑작스러운 정전 사태가 발생하고 당국이 에너지 절약을 당부하는 등 전력난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의 전력난에는 경기 회복에 따른 생산활동 증가와 석탄 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중국의 전체 전력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이상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지난해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제한하고,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지방정부에 탄소 감축을 압박하고 있는 것도 전력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난방 수요까지 더해지면 중국의 전력난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중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력난이 중국 경제에 헝다 사태보다 더 큰 충격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루팅(陸挺) 노무라증권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최근 시장의 관심이 헝다와 중국의 부동산 부문에 집중되면서 다른 주요 공급 측면의 충격이 과소평가됐을 수 있다”며 3분기 중국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의 전력 제한은 세계 시장으로 파급돼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곧 직물과 장난감, 기계부품 등에 있어 공급 부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글로벌 기업들도 이미 중국의 전력 공급 제한 사태에 영향을 받고 있다. 애플과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만 기업들이 중국 장쑤성 내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역시 장쑤성에 있는 포스코의 스테인리스 회사인 장가항포항불수강도 9월 중순부터 일부 시설의 가동을 중단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 장쑤성 정부가 철강, 시멘트, 유리 등 전력 사용량이 높은 산업군에 대해 전력 공급을 제한하며 장쑤성 내 철강기업들이 9월17일부터 가동을 일부 중단한 상태”라면서 “장가항포항불수강의 제강과 열연라인은 가동이 중지됐고 냉연 등 하공정 일부는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0월부터 정상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연간 생산량에 큰 차질은 없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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