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호주 희토류 업체 ASM 데이비드 우달 대표 | "내년 충북 오창에 공장 짓고 한국에 희토류 공급하겠다"

박용선 기자 2021. 9. 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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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우달 ASM 대표 호주 커틴대 광물 및 광물공학 학사, 광물 경제학 석사 / 사진 김흥구 객원기자

“희토류 등 첨단 제조업에 필요한 핵심 광물을 한국에 안정적으로 공급해 호주⋅한국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 호주의 희토류 생산 업체 ASM(Australian Strategic Materials)의 데이비드 우달(David Woodall) 대표는 최근 서울 남산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우달 대표는 호주 광산에서 희토류와 지르코늄, 하프늄 등의 광물을 채굴해 한국에 공급하는 ASM의 ‘더보(Dubbo)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디스플레이 같은 정보기술(IT) 제품과 전기자동차 등 미래 핵심 산업은 물론 전투기 등 군사용 무기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광물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적어, 미국, 중국, 일본 등 국가 간 자원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호주 광물협회에 따르면 희토류는 중국에 가장 많은 양이 매장돼 있고, 호주는 327만t으로 베트남, 브라질, 러시아 등에 이어 세계 6위 희토류 보유국이다.

이번 인터뷰는 우달 대표가 한국의 투자사 및 파트너사와 미팅을 가진 뒤 진행됐다. 광물 자원 개발 전문가인 그는 한국을 주요 공급처로 하는 더보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1년의 절반 이상을 한국에서 지내고 있다. 호주 광산 개발에 한국 업체가 참여하고, 한국에 가공 공장을 짓고, 한국 자본을 유치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7월 한국 투자사들로부터 2억5000만달러(약 2900억원)의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이 자금은 희토류 등이 있는 호주 광산 인프라 개발에 쓰인다.

ASM은 또 충청북도 오창에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한 가공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은 2023년까지 호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희토류와 지르코늄, 티타늄 등을 가져와 실제 기업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 생산한다. 이후 2024년부터는 호주 광산에서 채굴한 희토류 등의 광물을 오창 공장에서 가공 생산할 계획이다. 우달 대표는 “2024년 더보 프로젝트를 완성해 호주-한국의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ASM이 보유한 호주 ‘더보’ 지역에 있는 희토류 광산 부지. 사진 ASM

ASM은 어떤 회사인가
“ASM은 신생 희토류 생산 기업이다. 그러나 설립 배경과 과정을 보면 역사가 짧지 않다. ASM은 50년 역사를 지닌 호주 광산 업체 엘케인(ALKANE)의 희토류 등 광물 개발 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분리됐고, 그해 호주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엘케인의 핵심 사업은 금 채굴 및 생산이다. 엘케인은 약 20년 전부터 희토류 등 중요한 광물을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더보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더보는 ASM 보유 광산이 있는 호주 동부 뉴 사우스 웨일스주의 지역 이름에서 따왔다. 과거에는 희토류 수요가 많지 않고, 가격도 저렴했다. 그러다 휴대전화, 전기자동차 등 희토류를 사용하는 산업이 성장했고, 더보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전까지는 더보 프로젝트 광산 매장 광물 조사와 실제 채굴할 수 있는 양을 정부로부터 승인받는 작업을 주로 진행했다.”

많은 국가가 희토류 공급을 원했을 텐데, 왜 한국을 더보 프로젝트의 파트너로 선택했나
“호주와 한국의 시너지가 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 전기자동차, 전자제품, 풍력발전기 등을 개발·생산하는 업체가 많고, 관련 산업도 발달했다. 그 어떤 국가들보다 공급(호주)과 수요(한국)가 잘 맞아떨어지고, 상호 이익을 증대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한국은 중국에 희토류 공급을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한국의 희토류 공급망을 보다 안정화할 수 있다고 여겼다.”

한국 자본의 투자도 유치했다
“올해 7월 한국 사모펀드(PEF)인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 카무르파트너스와 투자 회사인 세리토스홀딩스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희토류와 핵심 광물이 매장된 ASM의 호주 광산 지분 20%를 2억5000만달러(약 2900억원)에 인수하는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 투자뿐만 아니라 호주 희토류 광산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한국의 대형 건설 및 엔지니어링 업체들도 더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다. 아직 논의 중이고 9월 말 결정된다. 호주 내에선 정부 산하 수출 금융 기관으로부터 2억달러(약 2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

희토류 등의 광물을 한국 기업에 공급하는 시점은
“더보 프로젝트는 1, 2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호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희토류 등의 광물을 한국 기업에 공급하는 것이다. 현재 희토류 등 광물이 매장된 호주 광산에서 채굴, 분류 등의 공정을 갖춘 시설을 구축 중이다. 이 공사는 2년 정도 걸린다. 더보 프로젝트 1단계를 위해 ASM은 충청북도 오창에 희토류 등의 광물을 기업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생산하는 합금화 공장을 건설 중이다.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완공 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창 공장의 내년 희토류 등 광물의 연간 생산 규모는 약 5000t으로 예상한다. 2단계는 2024년부터 호주 광산에서 채굴한 희토류를 오창 공장으로 보내 생산하는 것이다. 더보 프로젝트의 완벽한 시작은 이때부터라고 보면 된다. 한국은 ASM으로부터 안정적으로 희토류 등의 광물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오창 공장의 향후 생산 규모는
“2024년 오창 공장의 희토류 등 광물 생산 규모는 2023년의 세 배가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지만, 희토류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24년 ASM의 매출은 3000억원을 넘을 것이고, 영업이익은 매출의 30~40%에 이를 것이다.”

지난해 충남대 기술지주의 자회사 ‘지론텍’을 인수했다
“2019년 지론텍의 지분 5%를 사들이며 청정 금속 공정 기술 협력에 나섰고, 지난해 11월 지분 90%를 추가 매입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회사명을 KSMT(Korea Strategic Materials Technology)로 변경했다. 희토류는 정련 및 합금화 과정에서 공해 물질이 발생하는데, KSMT는 친환경, 경제적인 공정으로 고순도·고품질의 희토류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지녔다.”

각국 정부가 희토류 등의 주요 광물 확보를 위해 해외 희토류 공급 기업에 대한 지원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가 희토류를 국가 안보 차원의 전략 물자로 분류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 호주와 미국, 캐나다 정부는 최근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매장 정보를 공유하는 지도를 만들기도 했다. 호주는 한국 정부와도 희토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논의를 꾸준히 하고 있다. 각국의 강점을 살려 윈윈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 구축은 기업들이 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ASM이 한국에서 더보 프로젝트를 처음 진행할 때 한국 정부에서 좋은 협력 기업을 소개하고,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다. 오창 공장도 충북도청의 협조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앞으로 계획은
“더보 프로젝트는 한국을 파트너로, 한국에 희토류 등의 광물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장기적으로 미국, 유럽 등 제삼국으로 공급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호주 광산에서 채굴한 희토류 등의 광물을 전 세계로 공급하는 게 목표다. ASM은 기존 방식보다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공해 물질을 더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 공정기술을 갖고 있다. 갈수록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ASM 역시 보다 환경친화적이고, 사회를 생각하고, 투명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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