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수첩' 데이트폭력 생존자들 목소리 전한다

손봉석 기자 2021. 9. 2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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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MBC 제공


지난 5년간 50대 여성 A씨는 악몽 같은 시간을 겪었다. 교제하던 남성과 헤어진 이후에도 폭행은 끊이지 않았다. A씨는 심지어 집으로 찾아와 스토킹까지 일삼던 그를 피해 이사를 감행했다. 아직까지 그녀는 한 번에 삼키기도 힘든 양의 약 없이 잠을 청할 수 없다.

MBC가 오는 28일 오후 10시 30분 ‘PD수첩’에서 늘어나는 데이트폭력 피해자들이 보호받기 어려운 우리 사회 구조적 문제를 짚어본다고 27일 예고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지난 7월 기준 2만 4481건으로 5년 사이 배 이상 늘었다. 제작진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데이트폭력 판결문을 자체적으로 분석, 교제 중 살해당한 여성 피해자의 숫자를 공개한다.

데이트폭력 피해자들 증언을 들어보면 가해 남성은 지나친 연락, 자해를 통한 협박, 폭행 등으로 힘들게 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데이트폭력은 내밀한 관계에서 이뤄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범죄 입증이 힘들어 형량도 낮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이들은 일정 부분 조치가 이뤄진 후에도 후유증으로 일상에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MBC 제공.


전화 수십 통, 카톡 1000통. 20대 여성 B씨가 헤어진 남성에게 하루에 받은 연락 횟수다. B씨가 이별을 통보할 때마다 그는 “사랑한다”며 울면서 빌었고, 자해한 사진을 보냈다. 폭행 신고 후 신변요청을 했지만 접근금지 거리 밖에서 서성이는 남성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심지어 B씨는 지난 6월,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해 경찰에 다시 신고하기 이르렀다.

반복된 폭행으로 이별을 통보한 20대 여성 C씨. 그녀는 귀가 후 방범창을 뜯고 집에 숨어있던 남성과 마주했다. C씨는 자신의 집에서 남성에게 폭행 및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재판이 시작됐고, 그녀가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바로 헤어진 남성에게 ‘데이트폭력’ 범죄 전력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C씨를 만나기 이전 남성과 교제했다는 30대 여성도 C씨와 유사한 일을 겪었다는데. 이외에도 2006년·2015년에도 해당 남성이 교제하던 여성에게 폭력을 가했던 범죄사실이 드러났다.

데이트폭력 피해자는 젊은 여성뿐만이 아니다. 교제 중이던 여성에게 식칼로 찔린 30대 남성 등도 제작진에 제보했다. 그가 털어놓은 이야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주변 이들은 그를 “여자 친구를 보기 위해 매일 지방에서 서울까지 오갔던 사랑꾼”이라고 기억했다. 하지만 교제 초기부터 여자관계에 대한 의심으로 D씨 몸에 조각도로 이름 새기기부터 정관수술까지 강요했다는 것이다. 성. 반면 그녀는 D씨의 부적절한 언행을 막다가 그가 먼저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칼을 들었다는데, 과연 결혼까지 약속했던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알아본다.

피해 사례는 날로 늘지만 아직 데이트폭력 피해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법은 없다. 19대 국회부터 21대까지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연인관계 규정 모호’ 등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

제작진은 “데이트폭력 희생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생존자들이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은 알기 어려웠다. 방송을 통해 데이트폭력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전할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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