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발 친환경 정책 '그린플레이션' 신호 깜빡인다

은진 2021. 9. 2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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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목표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친환경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그린플레이션' 현상은 에너지 공급 차질과 맞물려 앞으로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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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가격 급등
천연가스·석유가격 상승세 뚜렷
탄소세 정책 소비자물가도 올려
그린플레이션 고질적 문제 우려
최근 1년간 알루미늄 가격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목표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친환경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그린플레이션' 현상은 에너지 공급 차질과 맞물려 앞으로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27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친환경 산업 확대로 수요가 늘고 있는 알루미늄·구리·니켈 등 비철금속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올 들어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24일 기준 47.8%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구리는 20.7%, 니켈은 15.9% 각각 상승했다. 전기차·배터리 산업 호황으로 수요가 늘고 있지만, 각국의 환경 규제로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전기차·태양광 패널의 주요 소재인 알루미늄은 생산·정련 과정에서 대량의 전기가 필요한데, 전 세계 알루미늄의 60%를 정련하는 중국 정부가 탄소 감축 정책의 일환으로 석탄화력 발전을 제약하면서 전력 공급이 제한돼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중국 지방정부는 지난 7월 말부터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에 대한 전력 공급 제한 조치를 시행했고, 알루미늄을 비롯한 금속 정련시설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중국 정부는 신규 정련소 건설 규제도 추진 중이다.

천연가스·석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도 그린플레이션 영향으로 풀이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올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천연가스 가격은 각각 52.5%, 102.4%나 급등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가장 많은 유럽은 전체 발전량의 약 16%를 풍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데, 올해 기후변화로 바람이 충분히 불지 않아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한 천연가스 발전이 늘면서 에너지 수요 증가·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진종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풍력 발전 기술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발생한 근원적인 그린플레이션"이라며 "(친환경) 에너지원에서 발전된 유휴 전력을 장기간 저장해두는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없으면 신재생에너지 시대의 물가 변동성 확대 및 그린플레이션은 고질적인 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탄소 배출량에 따라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세 정책이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기후변화 대응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탄소세 부과는 효과적인 친환경 기술과 정책 등으로 보완되지 않을 경우 일반적으로 성장과 물가에 장기간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른 배출비용과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 발달에 따른 배출량 제거 효과를 각각 탄소세 인상·인하 요인으로 가정했을 때, 탄소세 부과시 국내 소비자물가는 연평균 0.02~0.09%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탄소세 부과 등의 기후변화 대응 방침이 기업의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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