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의혹' 홍대 미대 교수 인사위 회부

홍익대 성폭력대책위 결정..구체적 징계 요구는 미포함
공동행동 "당연한 수순..빠른 결정 내려달라"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홍익대가 위력을 이용해 학생들에 성관계 요구를 하고,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홍익대 미술대학 A교수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9월 27일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이 홍익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이용성 기자)

27일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에 따르면 홍익대는 이날 오후부터 A교수에 대한 성폭력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A교수를 인사위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 징계 요구나 발의는 회부 안에 아직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행동은 “당연한 수순”이라면서 “구체적인 징계 요구나 발의가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홍익대는 A교수 파면을 위한 빠른 결정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학 전·현직 교수 29명, 학생 6000여명을 비롯해 시민 약 2만명으로부터 받은 지지 서명부를 학교에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 8일부터 19일 동안 A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지지 서명운동을 진행한 바 있다.

양희도 홍익대 미술대학 학생회장은 “A교수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피해자 학우들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고 있고, 자신의 대자보가 누군가에 의해 훼손됐다는 주장하고 하고 있다”며 “홍익대는 A교수가 발생시키고 있는 2차 가해를 지켜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홍대 미대 A교수가 지난 17일 자신의 입장을 담은 대자보를 홍익대 정문에 붙였다.(사진=이용성 기자)

A교수에 대한 폭로는 지난 8일 처음 나왔다. 공동행동은 A교수가 상습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학생들의 노동력을 착취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A교수가 여학생들을 상대로 “(텔레그램) n번방으로 돈 많이 벌었을 것 같다”, “너랑 나랑 언젠가는 성관계를 하게 될 것 같으니 날짜를 잡자”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 단체는 A교수가 정당한 대가 없이 학생들의 노동력을 착취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 상대로 막말을 일삼으며 인권을 침해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A교수는 지난 15일 “저들이 주장하는 대로 ‘n번방’이니, ‘밝히게 생겼다’느니 그런 성적 발언을 한 번이라도 했다면, 진작 저는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것이다”라며 “너무나 터무니없는 주장들을 일일이 반박하기도 어려울 정도”라고 항변했다.

이어 그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면 10월까지 고소를 미룰 이유도 없고 저는 당장에라도 법정에 나설 자신이 있다”며 “허위와 왜곡으로 저를 공격한다면 공동행동에 대해 고소고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반박하며 홍익대 정문에 자신의 입장을 담은 대자보를 붙였다.

공동행동은 다시 A교수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공론화 이후 현재까지 피해사례는 32건이 추가 접수됐고, 성평등 상담센터에 피해 당사자와 참고인 진술서, 증거자료를 제출했으며 10월 중 형사고발과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진행할 것”이라며 공방을 이어갔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