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곽상도 아들의 50억, 아버지 관련 없이 설명될 수 있나

한겨레 2021. 9. 2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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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대장동 의혹'의 핵심에 있는 화천대유에 취업했다가 50억원을 받고 퇴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충격과 분노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뒤 곽 의원은 아들이 화천대유에 1호 사원으로 취직한 데 대해 "250만원 월급을 받는 직원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곽 의원은 화천대유가 설립될 당시 박근혜 정부의 첫 민정수석을 역임한 정권 실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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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왼쪽 두 번째)이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곽상도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든 채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대장동 의혹’의 핵심에 있는 화천대유에 취업했다가 50억원을 받고 퇴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충격과 분노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놀라운 액수에서 특혜와 부정의 짙은 그림자가 보일 뿐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라는 후안무치한 해명 앞에서는 말문이 막힌다. 이 돈의 성격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야말로 대장동 의혹을 푸는 첫걸음이다.

곽 의원 쪽은 애초부터 진실을 가리는 거짓말을 해왔다.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뒤 곽 의원은 아들이 화천대유에 1호 사원으로 취직한 데 대해 “250만원 월급을 받는 직원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아들이 지난 3월 퇴사하면서 50억원을 받았는데도 이를 모르고 있었다는 건 믿기지 않는다. 취업 경위에 대해서도 모집 공고를 보고 찾아갔다고 해명했다가 곽 의원이 주선한 사실이 드러났다. 50억원의 성격에 대해서도 퇴직금, 성과급, 산재 위로금 등으로 관련자들의 설명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게다가 곽 의원 아들은 공식 산재 신청도 하지 않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처럼 앞뒤 안 맞는 변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없을 것이다. 50억원은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으로 챙긴 배당금 577억원의 10분의 1에 육박하는 액수다. 6년이 채 안 되는 화천대유 근무 기간을 고려하면 연평균 퇴직금이 재벌 총수의 퇴직금과 맞먹는다. 대리급 사원이 이런 거액을 챙기고 퇴직한 것은 상식적으로 설명이 전혀 되지 않는다. 아버지인 곽 의원과의 관련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곽 의원은 화천대유가 설립될 당시 박근혜 정부의 첫 민정수석을 역임한 정권 실세였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의 친분도 드러났다. 이쯤 되면 50억원이 곽 의원을 향한 뇌물 성격의 돈이거나 우회 투자에 대한 배당금이 아니냐는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곽 의원 아들이 해명문에서 ‘문화재와 멸종위기종 발견으로 공사가 지연·중지될 뻔한 상황을 해결했다’고 밝힌 것을 두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위원을 역임한 곽 의원이 관련돼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같은 의혹들이 수사를 통해 남김 없이 규명돼야 한다. 27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를 비롯해 곽 의원에 대한 고발이 이어졌다. 곽 의원과 국민의힘은 몇달이 걸릴지 모를 특검만 주장할 게 아니라 당장의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미 추석 전에 50억원 수령 사실을 알고도 감춰온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런 태도는 국민적 불신과 의혹만 키울 뿐이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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