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탕스로 돌아온 삼손, 현대적 연출로 힘을 얻다
생상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내달 7일부터 예술의전당
나치 폭도들이 유대인 공격한
'수정의 밤' 사건 배경으로
삼손의 영광-몰락-기적 다뤄
■생상스 서거 100주년 맞아 40년만에 국내 무대 올라
기원전 1500년 이스라엘, 적국인 팔레스타인의 미녀 '데릴라'에게 홀린 괴력의 영웅 '삼손'은 눈 먼 짝사랑의 대가로 자신의 힘의 원천인 머리카락을 잘리고 시력마저 잃은 채 노예로 전락하게 된다. 삼손은 조국이 자신에게 기대했던 사명마저 스스로 저버렸다는 죄책감에 뒤늦게 참회하지만 그는 결국 생의 마지막 순간 남은 힘을 다하고 결국 민족을 구원한다. 이 극적인 스토리는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감명을 줬고 이를 주제로한 11편의 오페라가 만들어질 만큼 가장 많이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프랑스 낭만음악의 대표 작곡가인 카미유 생상스(1835~1921) 역시 이 이야기에 매료돼 3막의 그랜드 오페라를 만들었다. 이 작품은 '삼손과 데릴라'를 모티브로 한 작품 중 현대까지 유일하게 공연되는 걸작이자 생상스가 생전에 남긴 13편의 오페라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생상스 서거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 국립오페라단은 그를 기리며 다음달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공동주최로 이 작품을 올린다. 국립오페라단이 이번 공연을 올리는 것은 1980년 초연 이후 40년만이다.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는 유려하며 이국적인 색채의 관능적인 선율이 작품 전반에 풍부하게 넘쳐흐르는 대작 오페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작곡 초기에는 연기 없이 노래로만 구성된 오라토리오로 만들어졌지만 당시 대음악가로 불린 리스트의 격려 속에 여러차례 다듬어지며 결국 생상스 생애 최고 역작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극중 삼손을 유혹하는 데릴라의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는 넓은 음역대와 풍부한 표현력이 요구되는 서정적인 아리아로 메조소프라노들이 애창하는 대표 레퍼토리로 유명하다. 또 3막에 등장하는 웅대하고 화려한 발레 장면 '바카날'은 1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청중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20세기 초 독일로 시대배경 전환
이번 '삼손과 데릴라'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된다. 작품의 연출은 2014년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에서 아름다운 무대와 세련된 연출을 선보였던 아흐노 베흐나흐가 맡았는데 그는 이번 작품을 원작과 달리 현대의 상황으로 치환했다. 고대 팔레스타인의 가자에서 벌어진 일이 아닌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1년 전이었던 1938년 11월 독일에서 나치 폭도들이 유대인의 상점과 사원에 방화를 했던 '크리스탈나흐트(수정의 밤)' 사건을 배경으로 삼았다. 나치의 탄압 속에서 고통과 좌절에 사로잡힌 유대인들 앞에 삼손은 정신적 지주로서 복수를 맹세하지만 그를 잡기 위한 미녀 스파이 데릴라가 그를 유혹하고 결국 체포된다. 잔인한 고문으로 시력을 잃은 삼손은 마지막으로 최후의 힘을 간구하는 기도를 하며 신의 복수가 곧 내릴 것이라 선언하고, 연합군이 투하한 폭탄이 향락적인 유흥이 펼쳐지는 나치의 연회장으로 떨어지면서 모든 것이 붕괴되는 것으로 극이 마무리된다.
이번 오페라의 주인공인 삼손 역에는 테너 크리스티안 베네딕트와 국윤종이 캐스팅됐다. 데릴라 역은 메조소프라노 이아경과 김정미, 삼손을 핍박하는 나치의 우두머리 다곤의 대사제 역은 바리톤 사무엘 윤과 이승왕이 분한다.
이외에도 나치의 돌격대원 아비멜렉 역은 베이스 전승현, 나이 든 히브리인 역은 베이스 김요한, 블레셋 사람 역은 테너 김주완이 맡아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열창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지휘는 국립오페라단과 2018년부터 호흡을 맞춰온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맡고,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노이오페라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선다.
#국립오페라단 #삼손과데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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