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기밀 요구하는 美, 난감한 삼성..반도체 앞날은?

KBS 2021. 9. 2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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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9월27일(월) 17:50~18:25 KBS2
■ 출연자 :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9.2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지난 4월)]
미국도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도 반도체와 배터리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겁니다.

[앵커]
웨이퍼를 흔들며 반도체 재건을 천명한 미국 바이든 정부가 삼성을 포함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또 불러 모았습니다. 올 들어 세 번째 소집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업들을 향한 압박의 강도가 좀 달랐습니다. 민감한 기업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건데, 미국이 원하는 게 대체 뭔지,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 학회장인 박재근 한양대 교수와 그 속내를 좀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네, 반갑습니다.

[앵커]
백악관의 세 번째 호출이네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 또 포드, GM 같은 완성차 업체 다 같이 불러 모았는데 왜 또 만나자고 한 겁니까?

[답변]
아시는 것처럼 미국의 주력 제조 산업이 자동차 산업입니다. GM, 포드, 테슬라 같은 회사가 있죠. 그런데 이 회사들이 요즘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서 생산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미국 상무부에서 안정적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을 위해서 아마 기업들에게 영업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한 것 같습니다.

[앵커]
미국이 요구한 영업 정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답변]
기본적으로 회사별로 주력 제품의 고객사 리스트를 내어놓으라.

[앵커]
고객사 명단.

[답변]
그다음에 매출액은 얼마냐.

[앵커]
매출액.

[답변]
특히 3년간 제품별 매출액이 얼마냐. 그다음에 재고 현황은 또 어떠하냐. 또 만약에 반도체 수급 현상이 심화가 되게 되면 어떠한 기준으로써 이 수요 기업에게 공급을 하느냐, 거기에 대해서도 요구한 것 같습니다.

[앵커]
이렇게 기업의 민감한 정보들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게 단순히 차량용 반도체 수급을 해결하기 위한 그런 차원입니까?

[답변]
우선은 지금은 여기 보시는 것처럼 회의에 GM도 참석하고 또 반도체 회사 참석하는 걸 봤을 때는, 미국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산업이 요즘 굉장히 힘듭니다,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을 못 하기 때문에. 그것부터 먼저 정보를 얻으려고 하는 것 같고요. 장기적으로 봐서도 아마 IT 제품, 우리나라가 사실은 IT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하죠. IT 제품에 대해서도 만약 영업 정보를 공개하게 되면 상당히 우리 기업체들은 곤혹을 치르게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최근에 반도체, 그러니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수급난이 고객사와 공급사 간의 재고 미스 매칭에서 시작된 거니까 그거를 좀 들여다보겠다는 차원인데 앞으로 IT 관련 반도체까지 여파가 확산될 수도 있다는 말씀이신 것 같네요.

[답변]
그렇지 않기를 기대하는 것인데요.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높지 않느냐, 그 배경에는 지금은 당장 내연기관 자동차를 주로 생산하는데 곧 탄소 중립을 구현하기 위해서 2025년까지, 미국은 특히 더 앞서서 2025년까지 신규 자동차 생산의 50% 정도는 전기 자동차로 가겠다. 그리고 전기 자동차로 가게 되면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서, 내연기관 자동차가 약 300개 정도가 필요하거든요?

[앵커]
반도체가요?

[답변]
네, 그런데 10배가 더 필요합니다.

[앵커]
3,000개 필요하다는 거죠?

[답변]
그런데 특히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여러분이 잘 아시는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AP라는 반도체가 있습니다. 반도체 중에서는 가장 성능이 뛰어난 똑똑한 반도체죠. 그런데 전기 자동차에는 이런 AP라는 반도체를 3개 정도 장착할 예정입니다. 그러니까 이쪽에 대해서도 IT 제품의, 특히 AP 같은 그런 생산 정보, 영업 정보, 재고 정보, 이런 걸 확보하겠다는 것이 보이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면 미국의 진짜 목표는 기업 정보라기보다는 앞으로 미국에 더 많은 반도체를 더 많이 공급해 달라는 일종의 약간 압박, 명령, 이렇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답변]
바이든 새 정부에서는 이미 선언했죠. 미국이 반도체의 패권주의를 가져가겠다. 특히 중국의 추격은 허용하지 않겠다. 그래서 칩스 포 아메리카, 파운드리 포 아메리카, 이런 반도체 특별 지원법을 2개 만들어서 59조를 5년간 지원을 해줍니다. 이중의 약 44조를 미국에서의 AP 같은, 차량용 반도체 같은 반도체를 생산하게 되면 세제 혜택을 주겠다. 어마어마한 세제 혜택을 준다는 것이죠. 인프라도 지원해 주겠다. 이렇게 해서 앞으로 반도체 생산까지 미국에서 다 중심으로 해서 이끌어가겠다. 그 이유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전기 자동차라는 커다란 새로운 시장, 그리고 AI 반도체, AR, VR, 이런 데 많은 소위 말하는 가장 뛰어난 AP라는 반도체가 많이 소요될 겁니다. 그것을 직접 생산까지 하겠다. 설계를 미국이 굉장히 잘합니다. 그동안 이것을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딱 두 나라밖에 없습니다.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인데 이 공장들을 다 미국에 유치하겠다는 겁니다.

[앵커]
어쨌든 미국도 자발적으로 제출하라고 했고요. 이게 의무 사항은 아니긴 한데, 기업들이 고민할 만한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답변]
굉장히 곤혹스럽죠. 왜냐하면 고객 리스트를 내어놓으라, 그다음에 매출액을 내놓으라는 것은 결국은 판매 가격이 공개되는 거죠. 또 재고 현황을 내놓으라는 것은 원가가 공개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기업의 가장 기본인 판매가와 원가를 공개해야 하니까 이것이 수요 기업에게 넘어간다든지 경쟁사에 넘어가게 되면 상당히 곤혹스러운 일이죠.

[앵커]
그러니까 가격 협상력에서 불리한 위치가 될 수 있다는 그런 말씀이시잖아요? 그런데 이거를 꼭 우리가 미국 요구대로 따라야 합니까? 그런 건 아니잖아요. 어떤 불이익 같은 게 있을 수 있다는 겁니까?

[답변]
이번에 미 상무부 장관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국방법까지 포함해서 굉장히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정확한 워딩을 보면 협조하지 않을 경우 정보 제공 요구할 다른 도구가 있다. 이 다른 도구라는 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답변]
그러니까 미국은 사실 전 세계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반도체 제조 장비가 있는데요. 제조 장비의 37%를 미국에서 생산합니다. 소프트웨어는 거의 50%를 미국이 생산하기 때문에.

[앵커]
그러니까 생산 설비를 말씀하시는 거죠?

[답변]
그렇죠. 그게 없이는 우리가 반도체 생산을 할 수 없는 거죠. 그런 것을 제재할 수 있다고까지 확대 해석을 하면,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앵커]
어떤 설비나 소재에 대한 그 수출 규제 가능성을 언급하신 것 같은데, 또 정보 제공을 강제할 수 있는 다른 수단 같은 게 또 있는 겁니까? 법적인 근거라든지.

[답변]
잘 기억나시겠지만 2년 전에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하지 않습니까? 그때 전략 물자라는 법을 사용했습니다.

[앵커]
국방물자생산법.

[답변]
그래서 전략 물자로 분류되면, 즉 우리나라가 만드는 반도체가 예를 들어 중국에 넘어갔다. 중국은 어떻게 보면 미국의 적대 국가잖아요? 이게 무기로 사용되느냐는 것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항상 미국의 상무부에 신고해야 합니다. 그래서 허락이 떨어지지 않으면 수출할 수가 없어요.

[앵커]
미국도 그런 관련법이 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 국방물자생산법, 어떻게 보면 전시법까지 동원해서 정보 공개를 강제할 수 있다는 말씀이신데, 그거는 반도체 산업을 미국이 하나의 산업으로 보는 게 아니라 안보 차원으로 접근하겠다는 그런 뜻으로도 생각되는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시작하면서 미중 무역 전쟁에서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반도체가 있는데, 반도체는 경제 안보와 군사 안보의 핵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도체에 대해서는 미국이 패권을 가져가면서 어떻게 보면 컨트롤하겠다는 그런 의지인 거죠.

[앵커]
어쨌든 기업 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미국 정부가 나서는 모양새가 글쎄요, 왠지 중국을 미워하면서 배워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뭔가 자연스럽진 않다는 거죠.

[답변]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미국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산업이 굉장히 힘들죠, 차량용 반도체가 없어서. 그런데 제재를 안 하면 사실은 기업체 입장에서는 차량용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매출액 규모가 작습니다. 이익률도 작고요. 그러다 보니까 IT 반도체를 많이 생산하려고 그러죠, 가격도 비싸고 이익률도 높기 때문에. 그러다 보면 계속해서 이런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서 자동차 산업이 힘들어질 수 있고 또 한 가지, 미국이 사실은 자동차 산업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죠. 그런데 전기 자동차로 먼저 전환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좀 짧은 답변을 들어야 할 것 같은데, 남은 45일 기간이 있습니다. 제출 시한이 11월 8일이니까요. 이때 우리 기업들 좀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세요?

[답변]
가능한 적은 정보를 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고요. 적은 정보를 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다음에 이 준 정보가 고객이나 경쟁사에 안 넘어갈 수 있도록 보안에 대한 요청을 해야 할 것 같고요. 또 기왕 이렇게 주는 만큼 어떻게 생각하면, 반대로 생각하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거니까 그것도 아마 동시에 요청해야 할 것 같고요.

[앵커]
알겠습니다. 차분하게 대응하되 제출하더라도 시장이 왜곡되는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처해야겠다는 말씀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 학회장 박재근 교수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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