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좋아하는 형님들"..화천대유 어떻게 법조계 거물 영입했나

박윤예,류영욱 입력 2021. 9. 27. 17:39 수정 2021. 9. 27.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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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기자 경력으로 인맥 형성
강찬우가 구속한 남욱 변호사
박영수 前특검이 변호 맡아
李지사 공직선거법 재판때
검찰 퇴임한 강찬우는 변론
권순일 前대법관은 무죄의견

◆ 대장동 개발 일파만파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면서 화천대유 고문과 자문으로 영입한 유명 법조인단을 '좋아하는 형님'으로 언급한 가운데 이들이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주목된다. 이들과 대장동 개발사업 간 연결고리가 부각되면서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된다.

27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경제지 법조기자로 활동한 경력을 바탕으로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국정농단 특별검사,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등 유명 법조인을 화천대유 고문과 자문으로 영입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씨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대비해 의도적으로 고위 법조인 등을 영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화천대유 고문을 맡으면서 매달 1500만원 정도의 보수를 받은 권 전 대법관은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9월 대법관을 퇴임하고 두 달 뒤 변호사 등록도 하지 않은 채 법률 자문을 한 만큼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고발 요지다. 이는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유경필)에 배당됐는데 이날 검찰은 고영일 국민혁명당 부대표를 고발인으로 조사했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7월 이재명 경기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무죄 판결 때 캐스팅보터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사후수뢰죄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권 전 대법관은 "그 회사와 관련된 최근 의혹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지만,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 지사의 선거법 위반 혐의 중 하나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것이었고 판결문에 화천대유가 여러 번 등장한다.

특히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로비 의혹' 재판과 관련된 법조인들이 재판 이후 화천대유 고문과 자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점이 주목된다. 남 변호사는 2009년부터 대장동 사업에 뛰어들어 사업에 매진했던 인물이다.

최근 불거진 '가짜 수산업자 금품수수' 의혹의 박영수 전 특검은 특검 임명 전까지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했다. 박 전 특검은 남 변호사의 변호인을 2015년에 맡은 이력이 있다. 남 변호사는 2015년에 대장동 사업 관련 8억3000만원 로비를 받은 혐의로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기소됐다가 2심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고, 당시 변호인이 박영수 전 특검으로 알려졌다. 박 전 특검은 특검에 임명되면서 고문 변호사를 사직했으나 그의 딸이 2016년부터 이달 초까지 화천대유에서 보상 업무를 맡았다. 그의 딸은 아직 퇴직금 및 성과급이 정산되지는 않았으나 지난 6월 화천대유가 보유한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남 변호사의 1, 2심이 진행되던 무렵 검찰총장이었던 김수남 전 총장 역시 퇴임 후 몸담았던 로펌을 통해 화천대유와 고문 계약을 하고 법률 자문을 했다.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은 남 변호사를 기소할 당시 수원지검장이었으나 이후 화천대유 자문을 맡았다. 또 강 전 지검장은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론을 맡았었다. 이들은 모두 화천대유 고문 활동과 남 변호사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최순실 씨(개명 후 최서원)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도 화천대유 법률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윤예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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