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우려·인플레이션에 국채 금리 고공행진..채권 인버스 수익률 '꿈틀'

노자운 기자 2021. 9. 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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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물·3년물 모두 연일 상승
한국은행 2차 기준금리 인상 우려 반영
인플레이션·美 테이퍼링도 국채 금리 자극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압력이 강해지고,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1.8%대에 머물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2.1%대까지 올랐고 3년물 국채 금리도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국채 등 채권금리가 상승할 때(채권 가격 하락) 수익률이 높아지는 채권인버스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상승 중이다. 최근 한 달 간 3%에 가까운 수익을 내고 있다.

한국 국채 10년물 금리의 변동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27일 한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74% 오른 2.167%로 마감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달 말 1.8%대 중반에 그쳤지만 한 달도 안 돼 20% 넘게 오른 상태다. 지난 6월 초 이후 약 넉 달 만에 전고점을 경신했다.

국채 3년물 금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달 말 1.38%대에 머물렀으나, 현재는 1.566%까지 오른 상태다. 이는 지난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국채 금리가 연일 급등하고 있는 데는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먼저 한은이 올해 안에 두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달 이미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는데, 올해 안에 2차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당초 증시 전문가들은 한은이 8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오는 이주열 총재 임기가 끝나는 내년 4월 안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2차 인상 시기는 올해 11월이나 내년 1분기가 될 전망이다.

국내·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 역시 채권 금리 급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채권은 만기에 받을 금액이 정해져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지면 만기에 받을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투자자들이 이를 우려해 채권을 내다 팔게 되면, 시장에 풀린 채권의 양이 증가해 채권 값이 하락하고 반대로 할인율(채권 금리)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공급망의 차질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쳤는데, 이 부분(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아직 뚜렷하게 해소되지 않았다”며 “국제유가 역시 조정 받을 조짐을 보이다가 계속 강세를 띠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쉽게 낮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11월물 선물 가격은 최근 한 달 간 19% 넘게 올랐다. 지난 달 20일까지만 해도 배럴 당 62.14달러에 그쳤으나, 이달 24일 73.98달러까지 상승한 상태다. 브렌트유 가격 역시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연일 급등하고 있다. 지난 달 20일 배럴 당 65.18달러에 거래됐으나, 이달 24일에는 77.23달러까지 올랐다. 약 한 달 만에 18.5% 상승한 것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 /A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가시화하며 미 달러화가 대거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역시 국채 금리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달러화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외환당국이 직접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자, 시장에서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환율은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두 통화 간 금리 차이에 의해 움직이는데, 우리 국채 금리가 가만히 있는 상황에서 미국 10년물 금리만 오르면 미 달러화가 유출돼 원화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이 경우 수입 비중이 높고 대외 부채가 많은 나라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외환당국의 개입이 불가피해지는데, 채권 시장에서 이를 예상하고 금리의 상승 쪽으로 포지션을 잡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채 금리가 연일 오르자, 채권 가격의 하락에 베팅하는 채권 인버스 ETF 수익률도 오르고 있다. KODEX 국채선물10년인버스는 약 한 달 간 2.7% 올랐다. KBSTAR 국채선물10년인버스는 2.6% 상승했으며, TIGER 국채선물10년인버스도 2.5%의 수익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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