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졸라 퀸텟 2년 만에 내한..아쟁 명인 김영길과 협연
기사내용 요약
피아졸라의 탄생 100주년 기념 월드투어
아시아선 한국서 유일하게 공연…5회 연주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아쟁이 한국에선 유명한 악기라고 들었습니다. 아쟁 명인과 연주하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피아졸라의 음악과 퓨전을 선보이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응광님과의 협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훌리안 바트 음악감독)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이 2019년 첫 내한 이후 2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피아졸라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전 세계 투어를 하는데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을 찾는다.
특히 이번 투어에선 스위스를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 바리톤 이응광과의 컬래버레이션을 보여줄 계획이다. 또한 올해 20주년을 맞이하는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서는데, 이 자리에선 아쟁 명인 김영길과 협연 무대를 선보인다.
퀸텟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내한 공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퀸텟은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작곡가가 남긴 유산을 전하기 위해 2021-2022시즌 전세계 투어를 계획했다. 유럽의 스위스, 이탈리와 독일 등과 남미 투어에 이어 아시아에선 한국에서 유일하게 공연한다.
2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다음달 2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3일 전주소리축제, 4일 광주 문화예술회관, 8일 아트센터 인천 등 총 5회의 투어를 진행한다. 이후 스페인 등 유럽과 미주 투어를 이어간다.
당초 퀸텟은 피아졸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대대적인 투어를 기획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외에도 일본, 싱가포르의 공연도 계획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만 공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훌리안 바트 음악감독은 "일단 2년 전에 한국에서 공연했을 당시 한국 관객들이 피아졸라를 잘 안다는 인상을 받았다. 놀라웠다. 보통 그렇지 않다. 이번에도 (다른 나라와 달리) 특정 레퍼토리를 요청했다. 피아졸라를 잘 알아서 놀랐다"고 한국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레퍼토리 중 하나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중 '항구의 겨울'과 '항구의 여름'을 비롯해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프로그램 음악으로 선택해 알려진 '아디오스 노니노'까지 폭넓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퀸텟은 피아졸라 사후 그의 부인인 라우라 에스칼라다 피아졸라가 설립한, 아스토르 피아졸라 재단이 인정한 유일한 공식 연주 단체다.
이에 대해 바트 음악감독은 "저희는 피아졸라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이어가고 있는 단체다. 그는 작곡과 연주를 하며 평생을 바쳤다. 2500여 곡을 썼는데 알려지지 않은 곡들이 많다. 저희는 그 곡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현재 피아졸라 음악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다양한 연주가 가능하다. 하지만 저희 퀸텟은 가장 전통적으로 그의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저희 구성이 가장 전통적인 피아졸라가 애용했던 구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탱고의 역사는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아르헨티나의 수도가 되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초의 탱고는 유럽인들이 본격적으로 남아메리카로 유입되기 시작한 19세기 말 아르헨티나 현지인들이 그들과 구분되는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후 흥망성쇠를 겪던 탱고는 후안 페론 아르헨티나 대통령 사망 후인 1970년대 다시 한번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탱고의 역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했던 이 시기 피아졸라는 오히려 탱고의 음악적 가치에 집중했고, 춤을 위한 음악이 아닌 감상을 위한 탱고 음악을 만드는 데 그의 영혼을 바쳤다. 그렇게 그는 '새로운 탱고(Nuevo Tango)'의 역사를 열었다.
바트 음악감독은 "피아졸라는 탱고를 세계적 음악으로 알리는 데 기여했다. 탱고는 재즈와 같이 큰 해석이 필요한 음악이다. 탱고는 클래식처럼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다. 독특하면서도 유일한 장르라고 생각한다"고 탱고의 특징을 설명했다.
바트 음악감독과 함께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의 창립 멤버인 더블베이시스트 다니엘 팔라스카는 "탱고는 부에노스 아이레스라는 도시의 이야기지만, 인간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다. 열정, 사랑, 분노, 슬픔과 같은 인간의 이야기가 들어있다"고 부연했다.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과 이응광은 여러 차례의 화상 회의를 통해 '미치광이를 위한 발라드(Balada para un Loco)'와 '망각(Oblivion)'을 최종 레퍼토리로 선정했다.
이응광은 이번 무대에 서는 소감을 묻자 "요즘 굉장히 정치적으로 어렵고 코로나로 피로함이 쌓이고 있다. 퀸텟이 어렵게 2박3일을 걸쳐서 온 데에는 정치보다 예술의 가치가 크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공연의 의미를 강조했다.
아쟁 명인 김영길과는 흥부가 중 '화초장'과 피아졸라의 '망각(Oblivion)'을 선보인다. 각 곡은 반도네온, 바이올린, 더블베이스, 기타, 피아노와 아쟁 구성으로 새롭게 편곡돼 연주될 예정이다.
한편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 멤버 중 3인과 음악감독 훌리안 바트 등 백신접종을 완료한 5인은 개인이 아닌 단체로 처음으로 격리를 면제받은 예술단체가 됐다.
주최 측은 윤보미 봄아트프로젝트 대표는 "7월부턴 정책이 달라졌다. 기업인 출입국 종합지원센터에 이러이러한 목적으로 내한하니 자가격리를 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공연의 공공성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의 첫 공연은 28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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