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주도권 두고 벌어지는 자동차-IT 업계 간 '플랫폼 전쟁'

류종은 2021. 9. 2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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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도 미래 이동수단(모빌리티) 시장에서 생존을 위해선 자체 개발·협력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구원 측은 "기존 반도체 기업들은 자율주행 SW와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패키지화해 자동차 업체에 일괄 입찰하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칩과 플랫폼 개발에 나선 것도 미래차 주도권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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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발·협력 생태계 구축 필요"
자율주행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기업들도 미래 이동수단(모빌리티) 시장에서 생존을 위해선 자체 개발·협력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본력과 첨단 기술을 앞세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모빌리티 플랫폼 장악에 나서면서 기술적인 종속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자동차 업계는 기술 내재화를 통해 플랫폼 주도권 경쟁에 나선 반면,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소극적인 상황이다.

27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간한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 모빌리티가 전장 구조의 고도화로 소프트웨어(SW)와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형 정보기술기업(빅테크)’들이 플랫폼 시장 지배력 강화와 수익 극대화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대표 주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2015년부터 자율주행 플랫폼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출시, 많은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앙제어장치(CPU) 설계 기업인 암(ARM)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반도체 기업인 퀄컴은 지난해 세계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자율주행 플랫폼 ‘스탭드래곤 라이드’를 공개한 가운데 자율주행 사업 다각화를 위해 기술기업 ‘비오니어 인수’까지 추진 중이다.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칩 'D1'. 테슬라

테슬라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지난달 20일 ’인공지능(AI) 데이‘를 개최한 테슬라는 자체 칩 ’D1’도 공개했다. 테슬라가 기존 전기차 기업에서 향후 플랫폼 제공자로의 확장 가능성을 암시한 대목으로 보인다. D1 칩은 테슬라의 AI 슈퍼 컴퓨터 ‘도조’에 적용, 수억 개의 사진, 영상 자료를 0.001초 만에 분석하게 된다. 이 밖에도 애플은 애플카에 적용 예정인 'C1'칩을 연구 중이고, 아마존, 구글 등도 자율주행 칩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연구원 측은 “기존 반도체 기업들은 자율주행 SW와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패키지화해 자동차 업체에 일괄 입찰하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칩과 플랫폼 개발에 나선 것도 미래차 주도권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기술 기업들의 미래차 주도권 확대에 자동차 기업들은 기술 내재화로 대응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2019년 SW 전담 조직을 출범하고, 자율주행차용 고성능 칩, SW 구조를 직접 개발 중이다. 일본 도요타의 경우엔 부품업체 ‘덴소’와 차량용 반도체 연구개발 합작법인 ‘미라이즈 테크놀로지’를 설립, 차세대 칩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차그룹이 현대오토에버·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트론 등 SW 관계사 합병을 통해 역량을 결집했다. 또 최적의 플랫폼 개발을 위해 현대모비스가 현대오트론 반도체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차량용 반도체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연구원은 국내 업계가 적극적으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관련 산업 육성 기회가 상실될 것을 우려했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미래차 SW도 대부분 해외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조민욱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완성차 중심으로 SW 플랫폼을 개방해 개발·협력 생태계를 조기 구축·확대하고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사업 전환, 글로벌 소프트웨어 톱티어(일류)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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