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직격 야구] 박세웅의 롱토스, 득(得)일까 독(毒)일까?
롯데 박세웅(26)은 ‘안경 에이스’로 불린다. 투수로서는 드물게 안경을 끼어 팀 레전드 故 최동원(1958~2011)을 닮아서다.
물론 최동원과는 성적에 큰 차이가 난다. 최동원은 1983년부터 8시즌 동안 통산 103승(74패)과 1984년 한국시리즈 ‘혼자 4승’을 거둔 대투수다.
2015년 데뷔한 박세웅은 지난해까지 6시즌 동안 33승(50패)에 불과하다. 올해는 27일 현재 8승(7패)을 거둬 ‘토종 에이스’의 면모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둘은 ‘강철 어깨’를 나타내는 완투, 완봉 수에서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 최동원은 81완투(15완봉승), 박세웅은 완투가 하나도 없다. 그런 박세웅이 올해 후반기들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전반기에는 3승(6패)으로 저조했으나 후반들어서는 5승 1패(자책점 3.43)의 신바람을 내고 있다.
박세웅에게 갑자기 어떤 일이? 박세웅은 최근 인터뷰에서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에 다녀온뒤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결하면서 ‘내 공이 통하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통해 투수로서 한 단계 도약한 것.
두 번째 잘된 원인은 롱토스다. 박세웅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때부터 100m 롱토스를 익혔다. 시즌 들어서는 등판 이틀전 불펜 피칭을 앞두고 롱토스를 하는 루틴을 추가했다.
어깨가 소모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롱토스로 어깨를 단련해야 한다는 이론도 최근에는 제기되고 있다. 후자의 견해를 전적으로 따르는 선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인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이다.
디그롬은 올해 250타자 이상을 상대한 투수중 포심 패스트볼 평균 시속은 99.2마일(약 159.6km)로 가장 빠르다.
KBO 리그에서 패스트볼 평균 시속 상위 8명은 모두 외국인 투수다. 상위 10위내에 국내 투수로는 박세웅이 유일하게 들어 있으며 평균 145.3km로 전체 9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박세웅의 롱토스가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미지수다. 최동원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최동원은 1982년 프로 출범후 선발 등판전 롱토스를 한 최초의 선수다. 그가 경기 전 외야에서 포수쪽으로 80~90m 롱토스를 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큰 구경거리였다.
최동원은 1983년 9승→84년 27승→85년 20승→86년 19승→87년 14승→88년 7승→89년 1승→90년 6승을 기록했다. 89,90년의 성적은 별 의미가 없다. 88년 시즌뒤 선수 노조에 앞장서 삼성에 트레이드됐는데 투수 말년의 후유증까지 겹쳐 크게 부진한 탓이다.
그러면 83년부터 88년까지의 기록을 알아보자. 84년 27승을 정점으로 서서히 내리막을 탔는데 전성기후 단 4년만에 7승 투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원인으로 여러 가지를 분석할 수 있지만 필자가 지켜본 바로는 롱토스가 ‘주범’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투수마다 평생 던지는 투구수를 타고 난다고 한다. 예를 들어 1만개라고 한다면 연습때와 경기때를 잘 구분해 적절히 투구를 해야 투수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연습 투구를 많이 하면 실제 투구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마운드와 홈플레이트까지의 거리는 18.44m다. 투수는 이 거리에 잘 적응을 해야지 쓸데없이 100m 롱토스를 할 필요는 없다. 어깨에 악영향을 미쳐 조기 은퇴를 당할 수가 있는 것이다.
최동원이 만 30세에 불과한 1988년에 겨우 7승을 거뒀다는 건, 오랜 기간 롱토스로 인해 어깨가 혹사됐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디그롬이나 박세웅처럼 일시적으로 1~2년, 혹은 2~3년 좋아질 수는 있다. 그렇지만 투수 생활 전체를 통틀어보면 손실이 될 수 있다.
롱토스는 경기중 홈플레이트까지 곧잘 송구하는 외야수만 익히면 된다. 투수나 특히 내야수는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본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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