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확진자' 나온 주말, 한강은 취객 물결.."K방역 자랑마라"
"아이 XX. 쟤들(경찰)은 쉬지도 않나."
26일 밤 10시 서울 광진구 뚝섬유원지역 인근 한강공원. 형광색 상의를 입은 경찰이 맥주캔을 손에 든 시민들 사이를 누볐다. 4인 이상 모였거나 술병이 쌓인 장소에는 어김없이 '집에 돌아가달라'는 경고가 내려졌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군소리 없이 자리를 떴으나 일부 시민들은 경찰관이 사라지는 것을 기다려 다시 돗자리를 폈다. 한 시민은 "술도 못 마시게 하나"며 욕설을 뱉었다.
지난 주말 이틀간 머니투데이 취재진이 밤 9시~11시 이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광진구 건대입구역·뚝섬유원지 한강공원·서초구 반포한강공원 등 서울 지역 '명소'를 방문한 결과 대부분의 장소에서 수백여명의 시민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6시 이후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사람들은 3인 이상 모일 수 없도록 하는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례가 수십건 이상 관찰됐다.
그러나 순찰인원에 비해 방문 시민이 너무 많아 현실적으로 단속이 거의 불가능한 모습이었다. 뚝섬유원지 한강공원에서는 밤 10시가 넘도록 돗자리를 펼치고 맥주캔과 소주병, 치킨·피자 등을 즐기는 시민들로 떠들썩했다. 쓰레기통 앞은 먹다 남은 음식물과 맥주캔 수십여개에서 내용물이 흘러나와 신발이 쩍쩍 달라붙었으며, 야외용 무드등이 수십개 이상 켜진 잔디밭은 늦은 밤까지 환했다.
이날 밤 10시부터 한강공원 내 편의점 주류 판매가 금지되자 대신 공원 밖 편의점을 찾는 취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뚝섬유원지역 인근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A씨(28)는 "10시건 11시건 맥주·소주·막걸리는 하루 수백병씩 끊임없이 나간다"며 "주류 판매량만 보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가 거의 차이가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 편의점의 맥주 냉장고는 절반 이상이 텅 비어 있었다.
단속을 피해 원룸이나 인근 모텔 등으로 술자리를 옮기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건대입구역 인근 맛의 거리에서는 밤 10시가 넘자 얼굴이 불그레해진 수십여명의 시민들이 잇따라 택시를 잡아탔다. 여성 3명은 손에 맥주와 안주가 담긴 검정색 비닐봉투를 들고 택시에 탑승했으며, 남성 3명·여성 2명으로 이루어진 일행은 어깨동무를 한 채 맥주캔을 손에 들고 거리를 활보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을 넘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등 확진자 숫자는 당분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7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383명으로 일요일 확진자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 7일 이후 83일 연속 네 자릿수다. 지난 25일에는 확진자 수가 역대 최다 수치인 3273명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추석 연휴 이동량이 증가한데다 오는 4~6일, 11~13일 두차례의 '3일 연휴'가 다가오면서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세종시을)이 한국공항공사·한국철도공사·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명절 연휴 교통 이동량' 분석 결과 연휴 기간 항공 21.0%, 철도 13.7%, 고속도로 9.9%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시민들의 이동량 감소와 모임 자제 등 자발적인 방역수칙 준수가 필수적이라고 호소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5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연휴기간에 이동량이 증가함에 따라 사람 간 접촉 확대로 감염원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1~2주 동안은 확진자가 크게 증가할 수 있어 사적 모임을 취소하거나 연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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