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도소 도주 20대 "수갑에서 한쪽 손 빼내".. 전동자전거 타고 서울로

권상은 기자 2021. 9. 2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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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도소 청사. /의정부교도소

지난 25일 경기도 의정부교도소에서 입감을 앞두고 수갑을 찬 채 달아났다가 28시간 만에 자수한 절도 피의자 A(26)씨는 도주하면서 수갑에서 한쪽 손을 빼낸 뒤 수갑을 절단기로 잘라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교도소 인근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 숨어있다가 택시를 타고 이동, 다시 전동자전거로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까지 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수감 생활이 두렵고, 가족이 보고 싶었다”고 도주 이유를 진술했다.

27일 경기도 의정부경찰서는 전날 하남경찰서를 아버지와 함께 찾아가 자수한 A씨의 신병을 인수해 도주 경위를 조사했다. A씨는 지난 25일 오후 3시33분쯤 의정부교도소 입감을 앞두고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 대기하던 중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도주했다.

그는 자신이 타고 온 호송버스가 외부로 나가기 위해 정문이 열리자 함께 있던 검찰 수사관 2명을 밀쳐내고 달아났다. A씨는 절도 등 혐의로 의정부지법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출석하지 않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그는 다른 절도 사건으로 서울 강서경찰서 추적을 받던 중 이날 검거돼 의정부지검에 신병이 인계된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검찰 측은 A씨가 도주한 뒤 35분이 지난 오후 4시8분에 경찰에 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경찰관 150명과 수색견, 드론 등을 투입해 교도소 일대를 밤새 수색했지만 A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교도소에서 달아난 뒤 약 1km쯤 떨어진 고산택지개발지구의 공사현장 가건물에 몸을 숨겼다. 또 오른손의 엄지를 구부리고 강하게 힘을 주어 수갑을 빼냈다고 진술했다. 주말이라 비어 있던 가건물에서 찾아낸 절단기로 수갑을 잘라내고 작업복으로 갈아입었다. 이 과정에서 손에 약간의 상처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손이 작은 편이어서 억지로 빼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A씨가 버린 수갑을 회수했다.

A씨는 이후 택시를 타고 경기도 동두천시로 이동, 며칠 전 세워뒀던 전동자전거를 타고 서울시 천호동으로 갔다. 또 26일 오후 5시쯤에는 천호동에서 공중전화로 하남시에 거주하는 아버지에게 연락했다. A씨의 아버지는 아들을 만나 저녁을 먹으면서 자수를 설득했고, 함께 차량을 타고 이동해 오후 8시 20분쯤 하남경찰서에 자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A씨는 절도 등의 전과로 구속 전력이 여러 차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도주죄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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