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9명 "코로나19 종식 불가능해보여..독감처럼 관리 필요"

조승한 기자 입력 2021. 9. 2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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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9명은 코로나19 종식이 불가능하고 독감처럼 관리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 제공

국민 10명 중 9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의 종식이 불가능해 독감처럼 계속 백신을 맞고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 코로나19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한국 성인 남녀 15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코로나19 종식은 불가능하고 독감처럼 계속 관리해야 한다’는 문항에 응답자의 89.6%가 동의한고 답했다. 독감처럼 쉬거나 치료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도 73.3%가 동의한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의 62.6%는 고위험군 중심 방역과 의료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선제적 방역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상당수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응답자 87.5%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등 선제적 방역조치가 필요하다고 답을 내놓은 반면, 사회경제적 비용 감소를 위해 방역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42.5%만 동의한다고 답해 방역조치 필요성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런 반응에 대해 “단순하게 코로나19와의 공존을 택하는 게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사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정도에는 34.7%가 매우 걱정된다, 56.2%가 어느 정도 걱정된다고 답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제공

이번 조사에서는 국민에게 코로나19는 여전히 두려운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개인과 가족의 건강차원에서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1%가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이는 직업과 연령대가 달라도 큰 차이가 없었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감염병이 앞으로도 등장할 것으로 보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91.5%가 동의했다. 

응답자 중 63.7%는 코로나19 감염 결과로 건강상 우려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다음으로 생계 중단 등 경제적 피해를 호소한 응답자가 22.6%, 사회적 낙인과 고립을 우려한 응답자는 13.6%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코로나19에 걸렸던 경험이 있던 29명은 사회적 낙인과 고립에 따른 피해를 호소한 사례가 4.6%로 경제적 피해 10.6%보다 많았다. 감염 경험자들 64.8%가 건강상 우려에 대해서는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나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더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립된 치료 과정, 가족과 지인에 대한 추적조사와 격리조치 등 치료과정서 직접 경험한 심리적 충격과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제공

코로나19 사태 후 2년째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국민 3명 중 2명은 정신적 불안과 우울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우울이나 불안 경험을 했냐는 물음에 67.1%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이 74.8%로 남성 59.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과 불안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은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막연함을 42.8%로 가장 높게 답했다. 감염 확산 우려 40.4%, 신체적 활동 제한 37.7%보다도 높았다. 명확한 일정과 로드맵 제시 등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자들은 코로나19 어려움 경험에 대해서 가짜뉴스와 정보 만연으로 인한 불안 경험을 55%로 가장 높게 꼽았다. 이어 소득 감소가 44.5%,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정서적 문제가 41.3%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코로나19 대응 기간 동안 한국의 국가적 위상은 높아졌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의 위상 변화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53.3%는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답했다. 부정적인 답변은 21.9%로 나타났다. 반면 백신관련 정책평가에서는 잘못하고 있다가 46%로 잘하고 있다 30.4%보다 높았다. 접종 사업에 대해서도 잘하고 있다가 38.9%로 잘못하고 있다 35.6%와 비슷했다.

코로나19로부터의 일상 회복 기준으로 응답자들은 마스크 벗기를 30.6%로 가장 높게 꼽았다. 자유로운 모임이 13.7%, 여행이 12.6%로 나타났지만 모든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상화라 할 수 없다는 응답도 27.8%로 높게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 제공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추진해야할 정책 변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응답자 94.4%가  감염병 대응 의료기관 인력과 자원 확충,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백신과 치료제 생산을 위한 바이오산업 육성도 92.4%로 높게 나타났다.

의료인에 대한 인식과 의료 공공성 강화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다. 코로나19 이후 공공의료는 국가와 사회의 책임임을 인식하는 게 강해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87.1%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4.1%가 의료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답했다. 공공의료기관의 부족성을 인식했다는 답은 82.3%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0.9%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삼성의 7000억 원 기부를 받아 추진하는 중앙감염병병원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감염병전문병원이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응답자의 56.7%가  ‘감염병 전문인력 교육기능’을 꼽았고 40.5%는 국가 감염병 의료대응 지휘 기능을, 36.5%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 연구역량 확충을 꼽았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이번 인식조사 결과를 토대로 바이러스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국가 의료대응 전략이 국민과 환자 중심으로 재편되야 한다”며 “국립중앙의료원도 국민 기대에 발맞춰 새로운 국가 보건의료체계 중추기관으로 거듭나고 그 전제조건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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