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19 구직제약 반영하면 실업률 0.29%p 상승"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영업제한이나 자가격리 등으로 불가피하게 구직 활동을 못한 인구를 고려할 경우 코로나 이후 실업률은 0.29%p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가 크게 확산된 시기와 코로나로 구직에 제약을 더 많이 받은 여성과 청년층에서 실업률은 더 높아졌다.

27일 한국은행이 BOK이슈노트를 통해 분석한 '코로나19와 실업률 하향편의' 연구에 따르면 한은이 추정한 코로나19 이후 조정 실업률은 공식 실업률보다 평균 0.29%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기간은 2020년3월부터 2021년8월까지다.

조정 실업률은 코로나19로 구직활동이 제한된 점을 반영한 통계로 비경제활동인구(구직단념자)를 확장 실업자로 편입해 추정했다. 즉 실업자는 일을 하지 않음, 취업 가능, 구직활동 등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사람으로 정의되는데, 이 중 구직활동을 취업희망으로 바꾸어 추정했다. 방역조치에 따른 영업제한, 육아부담, 자가격리 등으로 구직활동이 불가피하게 제한되면서 기존에 실업자로 분류되었을 사람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코로나19로 구직활동 제약이 심화되면서 공식실업률은 낮아지는 하향편의가 발생해 공식실업률은 조정실업률보다 더 낮았다는 것이다. 시기별로는 방역대책이 강화되는 코로나19 확산기에, 인구구조별로는 구직활동이 상대적으로 크게 제한된 여성과 청년층에서 크게 발생했다.

코로나19 1차 확산기인 2020년4월의 경우 조정실업률은 공식실업률보다 0.29%p 더 높았고, 2차 확산기인 2020년8월에는 0.78%p나 높았다. 또 4차 확산기인 올해 7~8월에는 0.68%p 만큼 조정 실업률이 더 높았다. 다만 3차(2020년12월) 확산기에는 연말공공일자리 사업 종료로 고령층 실업자가 이례적으로 큰 폭 증가하면서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인구구조별로는 여성과 청년층(15~29세)에서 조정 실업률이 각각 0.40%p, 0.74%p씩 높았다. 조정실업률이 남성은 0.30%p 높고 중년층(30~54세)과 고령층(55세 이상)은 각각 0.23%p, 0.17%p높은 데 비해 여성과 청년층에서 더 차이카 컸다. 여성의 구직활동 감소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대면 서비스업 종사 비중이 높고 보육시설 폐쇄로 육아 부담이 높아진 데 기인한 것이라는 평가다. 또 청년층의 경우 팬데믹 이후 취업자수가 크게 줄어든 임시·일용직 종사 비중이 높은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오삼일 한은 고용분석팀 차장은 "조정실업률은 코로나19로 인해 구직을 못하게 된 사람들을 공식실업률에 반영해 추정한 것으로 조정 실업률과 공식 실업률의 괴리는 앞으로 코로나19 확산세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정실업률은 다음달 이후 실제 실업률과의 차이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3·4분기~4·4분기 중 자연실업률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