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김여정 '정상회담 미끼'와 靑의 맹종

기자 입력 2021. 9. 27. 11:50 수정 2021. 9. 2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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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지나자 평양의 조삼모사 전략이 구사됐다.

지난 24일 이른 아침에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은 문재인 대통령의 21일 유엔총회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평양도 바이든 행정부 첫해와 문 정부 마지막 해에 종전선언이 뜬금없고 임기 말 남한 대통령과 만나 봐야 신통할 게 없지만, 차기 청와대 주인은 여권이어야 한다는 점은 간파하고 있다.

임기 말 서울과 평양이 '기승전 정상회담' 카드로 내년 3·9대선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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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추석이 지나자 평양의 조삼모사 전략이 구사됐다. 지난 24일 이른 아침에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은 문재인 대통령의 21일 유엔총회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실망감을 표출하자 7시간 만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전격 등장했다. 그는 종전선언을 두고 “좋은 발상”이라고 노련한 훈수를 두며 슬그머니 본심을 드러냈다. 주말 오밤중에는 4차 남북정상회담 카드까지 꺼내며 미끼를 던졌다.

임기 말 시간에 쫓기는 문 대통령의 초조감을 역이용하는 조변석개 변칙 대응으로 서울을 좌지우지하기 시작했다. 노회한 평양 대남 통전부는 어떤 발언을 해야 청와대가 작동하는지 잘 간파하고 있다. 김정은은 판문점 도보다리 밀담으로 문 대통령을 관리하는 노하우를 터득했다. 김여정이 밑밥을 던진 남북정상회담 제안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본격 협상을 앞두고 청와대의 맹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맞장구가 필요하다. 반나절 만에 나온 김여정 한마디에 청와대는 흥분했다. 오전에 의기소침했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무반응보다 좋은 신호” “무게 있게 받아들인다”고 환호성을 연발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이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남한 대선 관여 전술이다. 평양은 여권 후보의 당선이 대장동 게이트로 흔들리자 긴급 구원투수를 자청했다. 평양도 바이든 행정부 첫해와 문 정부 마지막 해에 종전선언이 뜬금없고 임기 말 남한 대통령과 만나 봐야 신통할 게 없지만, 차기 청와대 주인은 여권이어야 한다는 점은 간파하고 있다. 요컨대, 네 번째 정상회담 카드로 5% 안팎의 남한 무당(無黨)층을 끌어들이는 청와대 대선 전략에 적극 협조한다.

끝으로,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남·북·중 정상회담 카드로, 한·미 이간 전술이다.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구상할 것이다. 평양은 종전선언 카드를 활용해 남한이 미국을 설득해 유엔 안보리가 발효한 11건의 대북 제재를 해제하라고 역공을 폈다. 서울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총대를 메고 내년 3월 대선까지 워싱턴의 대북 제재 해제에 올인할 것이다.

평양은 문 대통령의 속내를 꿰뚫고 있다. 부동산 폭등, 코로나19 위기 등 민생 현안을 팽개치고 공허한 ‘남북 평화 쇼’를 한 번 더하는 것이 대선에 유리하다는 청와대의 기획을 역이용할 궁리를 하고 있다. 임기 말 ‘남한 대통령’의 위상이 신통찮다고 판단하지만, 대선에 개입해 새 정부의 지분을 보유하면 향후 5년 서울을 컨트롤하는 데 유리하다.

북한이 폭파한 남북연락사무소를 재설치하려면 사과 및 보상하고 북한 돈으로 이행해야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대로 매일 북핵 우라늄이 증강되는 현실에서 통신선 복원으로 남북관계를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은 물밑에서 정상회담 기획 연출에 올인 중일 것이다. 하지만 무리한 대북 지원 약속은 국민의 자존감 훼손을 거쳐 세금에서 나와야 한다는 진실은 이미 2007년 10·4 정상회담에서 입증됐다. 임기 말 서울과 평양이 ‘기승전 정상회담’ 카드로 내년 3·9대선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 민초들이라도 눈을 부릅뜨고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전술을 감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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