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주택난 더 키울 與 주자 공약

박정민 기자 입력 2021. 9. 27. 11:50 수정 2021. 9. 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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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대선 시즌'이다.

여야 모두 경선을 진행 중인 가운데, 각 진영의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일찌감치 그들의 주요 대선 공약을 내놓은 상태다.

여당 경선 후보들이 현 정부의 실정에 조금이라도 책임을 느낀다면, 그리고 분노한 청년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위선적인 경선 공약을 거둬들일 것을 권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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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경제부 차장

바야흐로 ‘대선 시즌’이다. 여야 모두 경선을 진행 중인 가운데, 각 진영의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일찌감치 그들의 주요 대선 공약을 내놓은 상태다. 다들 충분히 예상했지만 여야 경선 후보들 모두 부동산 정책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우며 당내에서 본선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통령이 자인할 정도이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失政)에 대해 여권 경선 후보들도 실패했다고 당당하게 얘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달리 해석한다. 여권의 경선 레이스 선두 후보 측은 현 정부는 ‘과잉 수요’를 제대로 잡지 못한 게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지금보다 보유세를 더욱 강화하고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를 높이는 방안 등을 내놓았다.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으로 인해 수요가 줄지 않기에 이에 대한 기대감을 ‘확실하게’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의 다른 경선 후보들도 선두 주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토지공개념 도입 등 국민의 재산권을 제약하는 내용을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처방이라며 공약화한 상태다. 사실상 부동산 시장을 없애버리겠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시장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소귀에 경을 읽어댄 것일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의 근본 원인은 ‘국민이 살고 싶어 하고 갖고 싶어 하는 아파트의 공급 부족’이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세대의 분화에 따른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인해 주택 수요는 여전히 늘어나고 보다 나은 환경을 찾는 국민의 욕구는 유효하다. 지금의 실정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여권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은 국민이 아닌 당원들을 겨냥한 의도가 다분하다.

여권 경선 주자들의 난센스에 가까운 부동산 공약에 대해 일각에선 이들이 대선 본선 무대에선 거둬들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한다. 선명성을 강조해 당원들의 표를 얻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부동산 문제는 그들이 일회성 경선용으로 왜곡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지난해 서울연구원이 실시한 ‘서울시민의 사회갈등 인식 조사’(2020년 9월 16∼24일·만 19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에서 응답자의 87.6%가 우리 사회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했으며, 진보와 보수의 이념 갈등과 함께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답했다. 여당이 당내 경선을 위해 현 시장 상황을 왜곡하며 오답을 내는 동안 부동산 문제는 사회 갈등으로 비화했다.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도 하지 못하는 청년들은 부동산 정책의 최대 피해자로 전락해 사회 갈등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매우 커졌다. 이들의 박탈감과 분노는 ‘386세대’로 불리는 50대 기성세대를 향할 것이다. 부동산 문제를 사회 주요 갈등으로 ‘격상’시킨 현 정부는 이제 해결 능력을 상실한 듯 더 이상의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차기 정부로 떠넘기는 모양새다. 여당 경선 후보들이 현 정부의 실정에 조금이라도 책임을 느낀다면, 그리고 분노한 청년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위선적인 경선 공약을 거둬들일 것을 권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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