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일하게 해줄게" 20대 유혹하는 보이스피싱 브로커들

류영상 2021. 9. 2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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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의자 20대 이하 '열 중 넷'
#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A씨(20대)는 최근 온라인을 통해 지원한 00기업으로부터 "자격요건이 우리회사와 딱 맞다. 일하게 해줄테니, 급여통장 계좌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당장 어디에라도 취업을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앞선 A씨는 아무런 의심없이 개인정보를 알려줬다. 하지만 경찰은 "A씨가 대포통장을 사용할 수 있게끔 개인정보를 넘겨준 행위가 공범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현재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돼 있는 상태다.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되면 해당계좌의 지급정지는 물론, 전자금융거래 제한과 신규통장개설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대포통장 양수도·대여 시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최대 징역 3년, 벌금 2000만원 부과대상이 된다. 범죄 인식 정도에 따라 사기죄, 사기방조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20대 청년층을 노린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가 부쩍 늘었다. 젊은층도 쉽게 속을 정도로 사기수법이 진화한데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10~20대 청년일수록 취업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취약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 김병욱 의원(정무위원회 간사)이 27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보이스피싱 피의자 연령별 검거인원'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검거된 1만333명 중 20대 이하는 40.4%(4178명)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30대는 20%로 2067명, 40대는 17.8%로 1836명, 50대 1678명으로 16.2%로 뒤를 이었다. 70대 이상도 66명 검거됐다.

보이스피싱은 당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범죄에 가담하게 하는 피해사례도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채용공고 지원 후 통장 등 개인정보를 양도해 자신도 모르게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되는 피해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대포통장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인터넷상 공개된 계좌번호를 이용하거나 아르바이트 구직자를 대상으로 대포통장을 수집·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대포통장(사기 이용계좌)과 관련한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김병욱 의원은 "보이스피싱 피의자는 20, 30대 젊은층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중 적극 가담한 경우도 있겠지만, 취직을 빙자해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말에 현혹되거나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연루된 사람도 많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폭넓은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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