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호 '유해어종' 강준치, 서해 꽃게잡이 '미끼'로 쓴다

윤희일 선임기자 입력 2021. 9. 27. 11:11 수정 2021. 9. 2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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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유해어종 강준치. 충청남도 제공


내륙 지역인 충북 충주시·제천시·단양군에 걸쳐 있는 충주호에서 잡힌 강준치가 서해바다 어민들의 꽃게잡이 통발 어업용 미끼로 사용된다. 유해어종인 강준치를 실제 어업에서 미끼로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충남도는 내수면 생태계를 교란하는 대표적 유해어종인 강준치를 통발 미끼로 활용하는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27일 밝혔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주시와 업무 협의를 통해 강준치 1t을 무상으로 제공받기로 했다”면서 “강준치를 실제 어업 현장의 미끼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확보한 강준치는 충주호에서 잡은 것이다. 충북도는 이 강준치를 냉동처리한 뒤 충남 지역 연근해 통발 어업인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남지역에서도 강준치가 수거되고 있지만 이미 폐기처분된 상태여서 아직 남아있는 충주호의 강준치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어업인들에게 제공되는 강준치는 꽃게·소라 등을 잡는 통발의 미끼로 활용된다.

충남도는 지난 4월 강준치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꽃게 통발 등의 미끼를 값 비싼 고등어·정어리에서 강준치로 바꾸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연구 결과 통발 100개에 고등어 미끼를 사용했을 때 잡힌 꽃게 수와 같은 수의 통발에 강준치를 사용했을 때 잡힌 꽃게 수가 80∼90마리로 거의 같았다. 충남도 어촌정책팀 이천희씨는 “강준치의 강한 비린내가 꽃게나 소라를 유인하는데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꽃게잡이용 통발. 경향신문 자료사진


강준치는 하천과 호수에 서식하고 떼를 지어 다니며 작은 물고기를 먹어 치우는 상위 포식 어종이다. 비린내가 심하고 잔가시가 많아 식용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특히 포식력과 번식력이 강해 개체 수를 조절하지 않을 경우 내수면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유해어종이다. 전국 지자체가 강준치 수매사업을 벌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충남·충북·경남에서만 한해 수매 물량이 310t에 이른다. 그간 수매한 강준치 중 일부는 사료·액비 제조용으로 사용했고, 나머지는 1㎏당 200원 정도 사업비를 들여 폐기처리하는 실정이었다.

충남도는 앞으로 강준치를 통발 조업 현장에서 미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국 유통망을 확보해 보급을 늘리면 연근해 통발 어업인들의 미끼 비용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원갑 도 해양수산국장은 “통발 미끼를 강준치로 바꾸는 경우 충남지역 300여 연·근해 통발 어선의 미끼 비용 30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전국적으로 확산시킨다면 연간 400억원 미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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