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서혜경이 전하는 건반 위의 아름다움

서울문화사 2021. 9. 2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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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니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최고상의 영예를 안은 피아니스트 서혜경(61세)이 대중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지난 1971년 7월, 11살의 어린 나이로 국립교향악단 (현 KBS교향악단)에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연주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1세대 피아니스 트 서혜경. 10대부터 주목을 받으며 성장한 그녀는 1978년 줄리아드 음대에 입학해 동양인 최초로 줄 리아드의 '윌리엄 페첵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 다. 이후 1980년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이탈 리아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 초로 최고상(1위 없는 2위)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존재감을 알렸다. 50년 동안 세계적인 무대에서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해온 그녀가 지난 2019년 이 후 2년 만에 국내 무대에 선다(9월 26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음악당 콘서트홀).

<라흐마니노프 스페셜 콘서트>에 대한 소개 부탁 드려요. 지난해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한러 상호 문화교류의 해' 공식 프로그램으로 열리는 공연이 에요.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곡가 중 한 명으로 꼽 히는 라흐마니노프의 인기 협주곡을 만날 수 있죠. 라흐마니노프의 곡들 가운데 가장 인기 높은 곡들 로 구성됐어요. 저는 그중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 아노 협주곡 3번을 맡았는데 평소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때 연주했던 곡이에요. 러시아에 유학한 후 배인 윤아인과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다니엘 하 리토노프가 각각 피아노 협주곡 2번과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선보일 예정이에요.

개인적으로도 러시아와 인연이 깊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한러 수교가 1990년에 이뤄졌는데 저는 그 전부터 러시아 예술인들과 꾸준히 소통을 이어 왔거든요.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 문화축전 기 간 중 처음으로 내한한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 트라와 한국인 대표로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 주곡 3번을 협연했고 다음 해인 1999년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한국에 다시 방문했을 때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한 경험이 있어요. 러시아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 는 제가 뜻깊은 자리에 설 수 있어 감사해요.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았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았는데 벌써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요.(웃 음) 나이가 들면서 음악에 살아온 삶이 묻어나는 게 느껴져요. 같은 곡을 연주해도 깊이감이 생겼다 는 생각이 들죠. 평생 피아노와 함께해왔지만 부족 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아직도 배 움에 대한 기대가 커요.

부조니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 없는 2위' 의 영예를 안았는데 이를 둘러싼 오보로 마음고생 을 했죠. 최근 최초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되찾았 다고 들었습니다. 콩쿠르 우승 경력은 긴 인생에 있어 하나의 이력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크게 신경 을 쓰진 않았어요. 수상자와 관련해 잘못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언제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어서 연연하지 않았죠. 거장 피아니스트들의 계보를 잇 는 우승자로서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 게 돼서 영광이에요.

지난 2006년 유방암 3기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거친 뒤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불굴의 피아니스트' 라는 별명을 얻었어요. 감사할 따름이에요. 사실 의사에게 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이대로 삶이 끝나는 건가 싶은 생각 에 절망스러웠죠. 치료를 마치고 회복기를 거친 뒤 2008년 무대에 올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 곡 2번과 3번을 협연했어요. 제가 병마를 이겨낸 과정을 보면서 같은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희망을 갖고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서혜경의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끝까지 음악 연 구를 거듭하고 연습해서 좋은 무대를 선사하는 음 악가로 남고 싶어요. 관객에게 기쁨과 감동을 안겨 드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죠. 제게 주어진 날까지 도전하는 게 평생 과제라고 생각해요.

에디터 : 김연주 | 사진 : 서혜경예술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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