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 올해 車 770만대 못 만든다

전세계 247조원 매출 손실 전망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이어질듯

<자료: 알릭스파트너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올해 247조원의 매출 손실이 생기고 생산량은 770만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는 말레이시아 지역의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등의 여파로, 연말까지는 공급 부족사태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계속 이어지면서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 업체의 매출 감소가 2100억 달러(24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27일 밝혔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지난 1월 71조원(610억 달러) 규모의 매출 손실액을 제시한 데 이어, 5월에 이를 124조원(1100억 달러)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상향 조정폭은 종전보다 두배가량 뛴 수치다.

알릭스파트너스는 매출 손실액과 함께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감소도 77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역시 5월 발표한 390만대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마크 웨이크필드 자동차 부문 글로벌 공동 대표는 "말레이시아 봉쇄 조치 등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반도체 수급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며 "반도체 부족은 자동차 업계가 직면한 여러 공급 차질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하다. 현재 자동차업계는 철강과 레진 등 핵심 소재 부족뿐 아니라 인력 부족마저 겪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말레이시아 지역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공장 가동이 제한되면서 전자제어장치(ECU)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말레이시아 페낭지역에는 마이크로 컨트롤 유닛(MCU)을 차량용인 ECU로 가공하는 후공정 처리 기반 시설이 집중돼 있는데 락다운으로 작업에 차질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이달 9일부터 전날까지 아산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말레이시아 지역에서 ECU를 공급받는 도요타 역시 일본 주요 공장이 길면 다음달 말까지 가동 중단에 들어갈 예정이다.

반도체의 경우 리드 타임(생산부터 완성까지 걸리는 시간)이 통상 12~16주지만, 현재는 26주까지 길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완성차업체들도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재고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더라도 전체 공급망이 정상화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수급난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라 켈레니우스 다임러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에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오는 2023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보다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박준규 알릭스파트너스 한국 자동차 부문 총괄 부사장은 "세계 어느 한 지역에서 발생한 공급 부족이나 생산 차질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다른 공급망 압박 요인으로 인해 그 여파가 더욱 심각해진다"라며 "자동차업체들은 초기 단계부터 양질의 정보와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그 대응책을 실수 없이 결단력 있게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