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에 공급 불안정".. GM·르노, 한국서 車 생산 줄인다

연선옥 기자 2021. 9. 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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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은 지난 2018년 R&D 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설립했다.

R&D 법인이 설립된 이후 한국GM의 자동차 생산량(내수·수출 포함)은 2017년 52만대에서 2018년 44만대, 2019년 41만대, 2020년 35만대로 계속 줄었다.

생산 규모가 줄면서 결국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된 르노삼성의 상황도 한국GM과 비슷하다.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 GM과 르노그룹은 한국의 높은 생산 품질과 생산성을 인정해 국내에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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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판매 위주로 전략 재편.. 고용 줄어들듯

한국GM은 지난 2018년 R&D 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설립했다. 기존 1만여명의 직원 중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인력 3000명을 신설 법인으로 이동시켰다. 군산 공장을 폐쇄하는 등 생산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글로벌 전략 신차 개발을 주도하는 핵심 조직을 분리한 것이다.

최근 또다른 외국계 완성차 업체 르노삼성에서도 생산·비생산 조직을 이원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본사가 국내 공장에 생산 물량을 추가로 배정하지 않으면서, 르노삼성에는 미래 친환경차 판매를 담당하도록 하는 구상이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국내 차 생산 비용이 계속 상승하면서 외국계 완성차 업체가 한국을 생산 기지 대신 연구개발·판매 거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허 카젬(왼쪽) 한국지엠 사장과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사장이 지난 14일 한국지엠 인천 부평 본사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한국GM 제공

2012년 이후 적자가 지속돼 경영난을 겪던 한국GM은 2018년 7월, R&D 법인을 새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당장 노조는 총파업을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R&D 법인을 별도로 운영하면 생산직 노조의 힘이 약화되고 본사가 국내 생산 물량을 손쉽게 줄일 수 있게 돼 결국 생산 법인을 철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의 반발이 이어지고 법원마저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법인 설립은 5개월 지연됐지만,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GM과 합의하면서 R&D 법인이 설립됐다. 당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새로운 R&D 법인을 향후 GM이 선보일 전략 차종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CUV)의 중점 R&D 거점으로 삼고, R&D 물량도 10년 동안 유지해 생산 법인과 부품 업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R&D 법인이 설립된 이후 한국GM의 자동차 생산량(내수·수출 포함)은 2017년 52만대에서 2018년 44만대, 2019년 41만대, 2020년 35만대로 계속 줄었다. 올해 1~8월 생산량은 18만대로, 연간 생산량이 30만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자동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본사로부터 추가 생산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 데다 판매 부진이 겹치면서 국내 생산 물량이 줄어든 것이다.

건물 곳곳에 노조의 투쟁 현수막이 걸린 인천 한국GM 부평공장 모습./연합뉴스

생산 규모가 줄면서 결국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된 르노삼성의 상황도 한국GM과 비슷하다. 특히 르노삼성은 한국GM과 달리 R&D 역량이 부족해 단순 판매 조직으로 지위가 격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르노삼성의 2017~2020년 연간 생산량은 26만대, 22만대, 16만대, 11만대로 계속 줄었다. 올해는 10만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본사인 르노그룹은 르노삼성을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꼽으면서 한국이 생산 기지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대신 르노그룹은 지난달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기업 지리차와 함께 친환경차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리차가 볼보와 함께 만든 브랜드 ‘링크앤드코’가 개발한 친환경차는 르노삼성을 통해 한국 시장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모습./연합뉴스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 GM과 르노그룹은 한국의 높은 생산 품질과 생산성을 인정해 국내에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그런데 통상임금·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높아지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지속되면서 공급 안정성도 악화되자 연구개발이나 판매 등 비생산 조직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국내 전략을 바꾸고 있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한국은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을 갖췄고 판매 시장도 상당히 큰 규모이지만, 생산비가 오르면서 완성차를 생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 되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결국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국내에서 창출하는 고용 총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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