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이 다시 커볼일 때면..LG 유강남은 어디에 시선을 둘 것인가
[스포츠경향]
지난 24일 잠실 삼성전은 LG 포수 유강남(29)이 올시즌 최고의 공격력을 보인 경기였다.
유강남은 삼성 외국인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로 역전 3점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활약했다.
경기 뒤 유강남이 받은 질문 하나. 잠실구장 성적과 다른 구장 성적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를 ‘자가 진단’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유강남은 올시즌 타율 0.248에 OPS 0.691로 조용한 가운데 무엇보다 시즌의 절반을 치르는 잠실 홈경기에서 타율 0.200 OPS 0.581에 머문 것이 뼈아팠다. 49경기에 나선 원정 성적은 타율 0.294 OPS 0.799로 오히려 상당히 좋은 편이다.
유강남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잠실 홈경기 타율이 0.207 OPS 0.608에 그친 반면, 집을 떠나면 타율 0.307 OPS 0.861의 완전히 다른 타자로 변신했다.
유강남은 “잠실구장이 아무래도 크게 느껴진다. 힘이 들어가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먼 잠실구장 크기가 자꾸 시야에 걸리는 건 홈런을 의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 ‘큰 것을 의식하지 치라’면 아주 간단히 해결될 법하지만, 타격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LG는 2009년부터 2년간 LG 홈경기일 때만 한정해 잠실구장 외야 펜스 거리를 3m 당긴 자리에 일명 ‘엑스존’으로 명명한 이동식 펜스를 설치하기도 했다. 3m를 줄여 전체 타자들의 의식을 바꾸려는 시도였다.
LG에서만 19년을 뛰면서 KBO리그 통산 개인 최다 안타(2504개)를 치면서 통산 홈런 213개를 기록하고 은퇴한 박용택은 “잠실구장이 홈이 아니었다면 다른 (유형의) 타자가 됐을지 모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잠실구장 생존법을 찾아야하는 건 결국 선수의 몫이다. ‘옆집’ 두산에 잠실구장 ‘핸디캡’을 극복한 타자가 여럿 나온 것도 참고할 만한 일이다.
종목은 다르지만 같은 ‘멘털 게임’인 골프에서도 시야에 들어오는 압박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타자들이 많다. KPGA의 장타자인 김대현은 과거 드라이버샷의 방향성이 자주 흔들리자 멀리 보이는 지형지물을 시야에서 버리고 맞은 편 하늘을 향하는 공중에 점 하나를 찍어놓고 스윙하며 페어웨이 적중율을 높여간 적도 있다.
유강남에게 일어나고 있는 홈·원정 타격 성적 차이는 팀 뿐 아니라 그에게도 너무도 큰 손해다. 결과적으로 답은 누구나 알고 있다. 잠실구장에서 활약한 지난 24일 맹타 배경을 두고 “가볍게 친 결과”라고 말했다.
유강남은 어느 구장을 가든 차이가 없는 같은 곳을 보고 타석에 들어서면 어떨까. 유강남은 지난 26일 수원 KT전에서는 1-0이던 8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월 2루타로 찬스를 만들며 경기 흐름을 바꿨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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