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보다 더 소중한 게 있더라" 민병헌이 지난 봄에 언급한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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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민병헌(34)은 1군 복귀를 위해 컨디션을 끌어 올리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또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 순간, 야구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수술을 받기 전에 검사를 한다. 그 검사가 오래 걸렸고 그 시간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너무 힘들었다"라면서 "건강, 가족 등 야구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민병헌은 불굴의 의지로 1군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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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야구보다 더 소중한 게 있더라. 하지만 만약에…"
지난 5월,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민병헌(34)은 1군 복귀를 위해 컨디션을 끌어 올리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또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지난 1월, 가족력이 있었던 뇌동맥류 질환으로 수술을 받았다. 스스로는 "간단한 수술이었다"라고 말했지만 '머릿속의 시한폭탄'이라고도 불리는 질환에 두려움도 당연했다. 그 순간, 야구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수술을 받기 전에 검사를 한다. 그 검사가 오래 걸렸고 그 시간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너무 힘들었다"라면서 "건강, 가족 등 야구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가려고 할 것이다"라면서도 "하지만 만약에 준비를 하다가 잘 안된다면 아마 (은퇴)결정을 내릴 것 같다"라면서 올해가 사실상 현역 생활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수술을 받았지만 완벽하게 치유가 된 것은 아니었다. 몸 상태도 스스로 이전과 같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민병헌은 불굴의 의지로 1군에 복귀했다. 1군 복귀 전까지 퓨처스리그 타율 4할2푼9리(21타수 9안타) 3홈런 9타점으로 폭격했다. 그렇게 민병헌은 다시금 현역 생활의 의지를 다지는 듯 했다.
다시 돌아온 1군이었지만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이후 1군과 퓨처스리그를 오갔다. 올해 1군 성적은 14경기 타율 1할9푼(42타수 8안타) 2타점 5득점. 지난 8월 29일이 마지막 1군 출장이었고 퓨처스리그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그렇게 민병헌은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하기로 결정했다. 민병헌은 이미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고 있었다.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민병헌. 재능에 더해서 모두가 혀를 내두르는 연습벌레였다. 5년차까지는 수비와 발 빠른 외야수로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꽃을 피웠다. 2013년부터 두산의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했고 3할 타율에 두 자릿수 홈런과 도루를 모두 기록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로 각광을 받았다. 2017년 시즌을 마치고는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서 롯데와 4년 80억 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롯데 이적 이후 젊은 선수들을 향해 끊임없이 조언하고 솔선수범했다. 리더로 새로운 팀에 녹아들었다. 2019년 후반기부터 2020년까지 주장을 맡으면서 롯데를 변화시키려고 애썼다. 때로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2020년 주장으로 선임된 뒤 "젊은 선수들은 베테랑 선수들처럼, 똑같이 하면 안된다. 생각만으로는 안된다. 자기 발전과 팀을 위해서 꾸준히 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민병헌 스스로도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롯데 이적 이후 매 시즌 예기치 않은 부상 악재가 발생하며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또 뇌동맥류 여파로 롯데 이적 이후 매년 주사 치료를 병행했지만 상태가 다소 악화됐다. 수술까지 받으며 재기를 노렸지만 결국 현역 은퇴를 선택했다. 프로 통산 1438경기 타율 2할9푼5리(4285타수 1266안타) 99홈런 578타점 751득점 187도루의 기록을 남겼다. 롯데 소속으로는 4시즌 동안 342경기 타율 2할8푼6리 28홈런 134타점 173득점 31도루를 기록했다.
민병헌은 구단을 통해서 “민병헌은 "선수 생활 종반을 롯데에서 보낼 수 있어 행복했다. 구단에 조금 더 보탬이 되고 싶었는데 많이 아쉽다. 그동안 아낌없는 사랑과 많은 성원 보내주신 팬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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