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 2개 잡고 우승컵 든 하타오카 나사, '그 행운을 어떻게 당할까'

김경호 선임기자 2021. 9. 2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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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하타오카 나사가 26일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나클CC에서 열린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 퍼트를 넣은 뒤 갤러리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로저스ㅣAP연합뉴스


‘한 대회에 홀인원 2개를 어떻게 당해낼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세계랭킹 11위 하타오카 나사(일본)는 이번 대회에서만 홀인원을 2개나 잡아내는 진기록을 썼다. 1라운드 11번홀(파3·135야드)에서 7번아이언으로 홀인원을 잡고 6언더파 65타를 쳐 선두와 2타차 공동 6위로 출발한 하타오카는 2라운드 6번홀(파3·175야드)에서도 홀인원(5번 아이언)을 더하며 6타를 더 줄여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홀인원은 정확한 샷이 뒷받침이 돼야 하지만 모든 상황과 운도 맞아 떨어져야 나온다. 아마추어 주말골퍼들에게나 프로선수들에게나 홀인원은 ‘3년 동안 재수가 좋다’는 행운의 상징이다.

하타오카에겐 3라운드에서도 이와 비슷한 행운이 많이 따랐다. 초반 타수를 줄이며 질주하다 후반들어 긴장감이 높아진 탓인지 소극적인 플레이를 계속하던 하타오카는 13번홀(파4)에서 내리막 버디 퍼트를 너무 세게 치는 바람에 홀을 한참 지나가 약 5m 거리의 파 퍼트를 남겼다. 하타오카는 또 한 번 강한 퍼팅 스트로크로 공을 굴려 다시 홀을 지나가는 상황을 만들었다. 여기서 약간의 행운이 따랐다. 공이 홀 끝에 걸치면서 튀어 올라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멈춰 보기로 막을 수 있었다. 홀에 스치지 않았다면 다시 한참을 굴러갈 공이었다. 3타 차 선두에서 더블보기가 나왔다면 이민지에 1타 차로 쫓기는 상황이 될 터였다.

하타오카의 18번홀(파5) 세컨샷도 그린 초입에서 절묘한 바운스를 내며 그린 위에 멈췄다. 그린에 그대로 떨어졌다면 한참 뒤로 굴러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일이었다.

하타오카는 계속 긴장하고 있었다. 투 퍼트로 버디를 낚으면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에서 첫 퍼트를 너무 세게 치는 바람에 홀을 지나 약 3.5~4m 가량의 버디 퍼트를 남겼다. 여기서 이민지가 버디 퍼트를 넣었다면 하타오카는 연장으로 끌려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민지의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갔고, 하타오카는 다시 투 퍼트면 안전하게 우승하는 편한 상황을 맞았다. 그는 이 마저도 크게 쳐 1m 정도 되는 우승 퍼트를 긴장 속에 넣어야 했다. 경기후 그는 “13번홀에서 보기가 나온 뒤 정말,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실토했다.

하타오카는 LPGA 투어에서 한 대회에 홀인원을 2개나 기록한 역대 5번째 선수가 됐다. 지난 7월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한 이후 2개월 만에 시즌 2승 및 통산 5승을 따냈다. 하타오카는 2018년 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을 이 대회에서 거뒀다.

CME 그룹은 하타오카의 홀인원 2개에 대해 2만 달러를 세인트 주드 아동 병원에 기부한다. 하타오카는 “2개의 홀인원을 해서 기쁘고, 한편으로 병원에 기부금을 전할 수 있게 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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