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요즘 뜬다는 인도 펀드,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투자하자
요즘 인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인도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높은 수익률(상승률)을 바탕으로 인도 펀드에 꾸준히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같은 신흥국 펀드지만 자금이 빠져나가는 베트남, 브라질과는 다른 모양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인도 펀드 25개에 최근 6개월간 147억원에 이르는 자금이 들어왔다. 최근 3개월 사이에는 211억원이, 최근 1개월 사이에도 181억원이 몰렸다. 국내 운용사의 인도 펀드 평균 상승률은 1년 기준에 68.88%, 6개월 상승률은 26.16%다. 최근 한 달도 7~17% 사이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 인도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것을 두고 한 운용사 관계자 A는 “모멘텀 투자 전략 일환으로 인도 증시에 투자하는 것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평했다. 모멘텀 전략이란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종목을 추종 매수해 수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즉, ‘상승 움직임’에 투자하는 것이다. 적어도 한 달 정도는 시장의 주도주가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상승 폭이 큰 종목을 골라 담는다. 올라가는 것에 계속 올라간다고 베팅하는 것이므로 모멘텀 전략은 그 어떤 투자 전략보다 마음이 편한 전략이라고 여겨진다.
이 전략을 인도 시장에 대입해보자.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로 신흥국 증시가 불안한 상황에서도 인도 증시가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는 것에 주목해 당분간은 이 상승 흐름이 지속된다고 베팅하는 것이다.
최근 인도 증시는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유행이 다른 국가보다 먼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오르고 있다. ‘세계 백신 공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백신 접종이 하루에 1000만회를 넘어서고 있는 덕이다. 인도의 대표지수인 센섹스(SENSEX) 지수는 이달 24일 사상 처음으로 6만선(6만48.47)을 돌파했다. 이날을 기준으로 센섹스지수의 1년 상승률은 58.10%, 연초 대비로는 25.44% 상승했다. 최근 한 달 사이에만 약 7% 올랐다. 델타 변이가 급격하게 다시 유행하지 않는 이상 인도의 상승 랠리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인 전망도 나쁘지 않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미 경제매체 CNBC는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전 세계의 투자자들이 인도 주식 시장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며 “인도 주식 시장이 3년 안에 5조달러(약 59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전자상거래, 미디어, 인터넷 소매, 정보기술(IT) 부문이 인도 증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도의 기업공개(IPO) 시장 활황이 앞으로도 인도 증시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모멘텀 투자로 인도 펀드에 투자할 때 ‘존버’는 금물이다. 운용사 관계자 A는 “모멘텀 투자란 변곡점에서는 크게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라며 “만약 인도 증시가 대내외적 문제로 급락한다면 증시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며 버티는 것보다 일단 팔고 다시 시기를 보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또 개인 투자자들이 무작정 인도 펀드에 자금을 넣기 전에 고려해야 할 게 있다. 바로 ‘기관 자금도 인도 펀드에 들어올 것이냐’다. 인도 증시나 인도 펀드에 국내외 기관 자금이 대거 들어와야지만 인도 펀드 상승률이 더 커질 수 있다. 사실 인도 펀드에 꾸준히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해도 순유입 100억~200억원은 상승률에 비해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금액은 아니다.
이를 두고 운용사 관계자 A는 “개미(개인 투자자)는 펀드에 투자할 때 수익률만 보고 들어가지만 기관은 자산배분 상황과 변동성도 함께 따져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MSCI EM(신흥국) 지수에서 인도 비중이 8~9%밖에 안 되는데, 이는 신흥국 시장 안에서도 주력 국가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기관 투자자들이 자산배분을 할 때 인도에 큰 금액을 선뜻 투자하기 어렵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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