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돈 내고 새 돈 받는' 신권 교환, 앞으론 손상 정도 심해야 가능해진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던 지난 16일 오전 한국은행 지역 본부에서 시중 은행에 공급할 추석 자금 방출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내년 3월부터 한국은행이 화폐교환창구를 통해 신권으로 바꿔주는 제공하는 화폐교환 서비스가 손상 정도가 심한 지폐에 대해서만 가능해진다. 상태가 양호한데도 불구하고 단순히 신권 취득 목적의 교환 요청이 전체의 90%에 달하는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설, 추석 명절 등 특수한 경우는 현재와 같이 일정 한도 내에서 신권교환 서비스를 그대로 제공한다.

27일 한국은행은 화폐교환 시 교환 요청 화폐의 상태에 따라 통용에 적합한 화폐는 사용화폐로, 통용에 적합하지 않은 화폐는 제조화폐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조화폐는 한국조폐공사에서 제조해 한국은행에 납품·보관되다가 시중에 최초로 발행되는 화폐로 일종의 ‘신권’을 의미한다. 사용화폐는 시중에서 유통되다 금융기관 및 교환 창구를 통해 한국은행으로 환수된 화폐다.

한은은 “통용에 적합한 화폐의 교환 요청 시에도 명절 등 특수한 경우 제조화폐로 지급할 수 있다”며 “훼손·오염 등으로 통용에 부적합한 화폐라 할지라도 교환규모, 손상과정, 고의 훼손 여부 등을 고려해 사용화폐로 지급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조화폐 지급은 불요불급한 신권 선호 완화, 추가 화폐제조에 따른 사회적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일정 한도 내로 제한한다.

한은은 권·화종별 화폐 수요의 충족, 깨끗한 화폐의 유통 등을 통해 국민의 화폐사용 편의를 위해 ‘한국은행법’에 따라 대국민 화폐교환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다. 그러나 그간 관행적으로 제조화폐 위주의 교환이 이뤄져 화폐교환 제도가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운영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해 한국은행 화폐교환창구를 통해 환수된 화폐 중 통용에 적합한 화폐는 79.6%에 달하며, 교환 지급된 화폐 중 제조화폐가 차지하는 비중은 89.0%다.

송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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