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홀 벙커에서 이글 노린 퍼터 샷' 1타차 준우승 지은희가 마지막까지 안겨준 감동
[스포츠경향]
“샷 교정을 하고 있는게 많이 좋아져서 자신감있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 오늘 플레이에 만족한다.”
1타 차 준우승을 차지한 ‘맏언니’ 지은희(35)가 아쉬움 보다는 자신감을 표현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선수들 중 최고참으로서 후배선수들에게도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욕을 불어 넣어주는 자극제가 됐다.
지은희는 27일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CC(파71·6438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로 4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 198타를 기록했다. 하타오카 나사(16언더파 197타·일본)에 1타가 모자라 호주교포 이민지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은희가 마지막까지 보여준 투지와 경기력은 새벽 내내 한국선수들의 우승을 응원한 국내팬들에게 보는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었다. 나사, 이민지 두 명의 공동선두에 1타 뒤진 3위로 출발한 지은희는 계속 파를 지키다가 9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낚았다. 하타오카 나사가 11번홀까지 17언더파로 3타 차 선두로 달려나갈 때 지은희는 12언더파에 그치고 있어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동반자인 나사가 13번홀(파4)에서 이날 첫 보기를 범하고, 지은희가 14번홀(파5)에서 이글을 기록해 2타 차로 좁혀지면서 승부는 매우 흥미진진해졌다. 지은희는 3번우드로 친 세컨샷을 홀 1m 옆에 붙여 이글을 낚았다.
지은희는 18번홀(파5)에서 다시 한 번 승부를 걸었다. 14번홀과 같은 드라마를 꿈꾸며 친 우드샷은 정확히 핀을 향해 날아갔으나 그린에 맞고 구르면서 그린 뒤 벙커에 빠졌다. 지은희는 여기서 퍼터로 승부를 걸었다. 모래가 단단하고 벙커 턱이 낮아 샌드 웨지 보다는 퍼터로 굴리는게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캐디와 상의 뒤 미소를 지으며 퍼터를 든 지은희의 승부수에 갤러리는 숨을 죽이며 지켜봤다. 퍼터로 친 공은 모래 위를 굴러 살짝 오르막인 턱을 넘어간뒤 홀을 향해 굴러내려갔다. 하지만 아쉽게도 공은 홀 왼쪽으로 살짝 비켜 지나갔고, 1m 뒤에 멈췄다.
지은희, 이민지에 2타 차 선두로 18번홀을 맞은 하타오카 나사는 투 온에 성공했으나 이글 퍼트를 너무 크게 쳐 3퍼트로 마무리 했다. 이민지가 마지막홀 버디 퍼트를 실패하면서 승부가 갈렸지만 하타오카는 버디 퍼트 마저 크게 쳐 긴장 속에 1m 짜리 파 퍼트를 넣고 승리를 가져갔다.
벙커 속 퍼트 승부수가 빗나간뒤 환한 웃음으로 결과를 받아들인 지은희는 2019년 1월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 이후 2년 8개월 만의 통산 6승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향후 투어 활동을 밝히는 의미있는 준우승을 거둬들였다.
지은희는 “전반에 게임이 잘 풀리진 않았지만 퍼트 감각이 좋아 보기없이 잘 넘어갔다. 후반 14번홀에서 이글을 하면서부터 자신감이 붙었고, 공격적으로 했는데 아무래도 오늘 감이 좋은 날은 아니었다. 오늘 플레이한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첫째날과 둘째날은 샷이 너무 잘 됐고, 퍼트드 잘 됐다”며 “지금 샷 교정하는 것이 많이 좋아져서 자신감있게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주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 세계 2위 고진영은 이날 4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01타로 공동 6위를 차지했고, 유소연과 최운정, 이정은6이 공동 8위(11언더파 202타)에 올라 한국선수 5명이 톱10에 들었다. 2017년 이 대회 챔피언 유소연은 막판 4연속 버디 등 버디 10개, 보기 1개로 하루에만 9타를 줄이는 상승세로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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