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에 스민 삶, 가을 극장가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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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삶과 세상을 카메라로 길어 올린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올가을 극장가를 물들인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10월, 나와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온기를 전할 '노회찬 6411' '한창나이 선녀님' '사상'을 차례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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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삶과 세상을 카메라로 길어 올린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올가을 극장가를 물들인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10월, 나와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온기를 전할 '노회찬 6411' '한창나이 선녀님' '사상'을 차례로 소개한다.
먼저 다음달 14일 개봉하는 '노회찬 6411'은 용접공에서 진보 정치인이 되기까지, 우리가 몰랐던 고 노회찬(1956~2018) 의원 이야기를 담았다.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을 바랐던 그의 철학과 삶은 물론 특유의 해학이 담긴 어록도 만날 수 있다.
제목에 쓰인 숫자 '6411'은 노 의원이 지난 2012년 진보정의당 당대표 수락 연설 당시 화제를 모았던, 새벽 청소 노동자들을 태우고 달리는 6411번 버스를 뜻한다.
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정치인 노회찬을 추억하도록 돕는다. 사회적 약자 곁을 지켰던 그의 모습은 이 영화 속에서도 오롯이 숨쉰다.
이어 다음달 20일 관객과 만날 '한창나이 선녀님'은 글 배우고 집 짓고 농사 지으면서 비범한 하루를 살아내는 임선녀 할머니를 비춘다.
새끼 낳은 소도 돌보고, 지붕에 널어둔 도루묵도 걷어야 하고, 나무에 올라 감도 따고, 택시 타고 한글 배우러 시내도 나가야 하고…. 강원도 삼척 어느 산속에서 혼자 사는 선녀님은 앉아서 쉴 틈이 없다. 몸이 열 개여도 부족한 선녀님이 또 한번 일을 냈다. 평생 산 하나 밖에 못 넘어 본 그가, 오랫동안 살던 집을 떠나 새 집 짓기를 결심한 것이다. 오늘도 선녀님은 바쁘다.
강원도 산골에 터를 일군 68세 임선녀 할머니의 하루하루는 이렇듯 우리에게 오늘을 살아낼 힘을 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끝으로 모래 위에 세워진 마을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사상'은 다음달 21일 개봉을 앞뒀다. 이 작품은 부산 사상구를 배경으로, 자본에 착취 당하는 세상과 그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영상 기록으로 되살린다.
이 영화는 '밀양 아리랑'(2014), '깨어난 침묵'(2016), '소성리'(2017), '라스트 씬'(2018) 등 우리 사회 주변부 이야기를 꾸준히 담아낸 박배일 감독 신작이다.
이미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도 인정 받았다. "이 고된 삶이 어디에 토대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부산국제영화제 강소원 프로그래머),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변화한 감독과 그의 아버지의 존재 기반에 대해 질문하는 작업"(인디포럼 박동수 영화평론가) 등 평단의 호평도 눈길을 끈다.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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