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막판 여론 조사도 1위 독주..총재 당선 될까?

도쿄/최은경 특파원 2021. 9.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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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브리핑] 자민당 총재선거 D-2
국회의원 지지는 기시다 앞서

사실상 일본 새 총리를 선출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자민당 새 총재 선거의 투·개표는 29일 오후 1시부터 진행된다. 이번 총재 선거에는 기시다 후미오(64) 전 외무상, 고노 다로(58) 행정규제개혁상, 다카이치 사나에(60)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61) 자민당 간사장 대행 총 4명이 입후보해 경쟁 중이다. 새로 선출된 자민당 총재는 다음달 4일 소집되는 임시 국회의 지명 선거를 거쳐 스가 요시히데 현 총리 뒤를 잇는 100대 일본 총리에 오르게 된다.

지난 9월 18일 일본 기자협회 초청 자민당 총재 경선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자신들의 신념을 담은 한자어를 종이에 적어 들여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이 따뜻할 '온'을,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뜻하는 '천의무봉'을,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이 '숭고'와 '웅혼(웅장하고 막힘없음)'을,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사랑 '애'를 적어보였다. /뉴시스

◇이번 새 총재 후보 중 지지율이 가장 높은 후보는 누구인가?

차기 총리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독주하는 것은 고노 개혁상이다. 지난 17일 총재 선거 공식 입후보 이후 시행된 차기 총리 선호도를 묻는 각 언론사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며 전승(全勝)을 거두고 있다. 고노 개혁상이 스가 내각에 입각한 뒤 행정규제 개혁 업무를 맡아 ‘도장 문화’를 개선하고 재택근무 문화를 행정기관에도 도입하며, 자민당 의원 중에선 개혁적인 이미지를 얻은 덕분이다.

총재 선거 전 마지막 일요일 26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고노 개혁상의 독주는 계속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23~25일·18세 이상 유권자 996명)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선 고노 개혁상(46%), 기시다 전 외무상(17%),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14%), 노다 세이코 간사장 대행(5%) 순으로 나타났다. 마이니치신문·후지TV(25일·18세 이상 유권자 1만90명)가 실시한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도 고노 개혁상은 45%의 지지를 얻었다. 그 뒤는 기시다 전 외무상, 다카이치 전 총무상 (각각 18%)과 노다 간사장 대행(7%)이 이었다.

◇지지율 50% 고노 개혁상이 차기 총재에 당선되나?

유력한 후보이지만 장담할 수 없다. 자민당 총재는 일반 국민이 아닌 당 소속 국회의원과 자민당원·당우(후원단체 등) 약 110만명의 투표로 선출된다.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커, 실제 선거 결과가 여론조사와 전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초부터 모든 여론조사의 ‘포스트 아베로 적합한 차기 총리 후보’ 1위를 달렸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실제 9월 총재 선거에선 꼴찌(3위)를 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어떤 방식으로 치러지나.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당 소속 국회의원과 전국 약 110만명에 달하는 자민당원·당우(후원단체 등)만이 참가한다. 이번에 각각에 배분된 표는 382표로, 총 764표다. 국회의원 표는 1인 1표로 계산하고, 당원·당우 표는 득표 비율에 따라 382표를 후보 4명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중 과반(383표 이상)을 얻는 후보가 새 총재에 당선된다. 만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한다. 결선투표는 1차와 달리 국회의원 382표와 전국 47개 도도부현(광역지역단체) 47표를 집계한다. 결선 투표에선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조선DB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는 누구인가?

일본에선 고노 개혁상과 기시다 전 외무상의 2강 구도 아래 “당선자를 예측하기 힘든 혼전”이라고 분석한다. 고노 개혁상이 여론조사 1위는 독주 중이지만, 국회의원 지지에선 기시다 전 외무상이 앞서서다. 방송사 니혼TV는 국회의원 382명과 당원·당우(25~26일·1002명) 대상 조사 결과를 통해 “2차 결선 투표가 사실상 확실하다”고 26일 보도했다. 고노 개혁상이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되 과반 득표에는 실패할 것이란 뜻이다.

고노 개혁상과 기시다 전 외무상의 결선투표가 치러지면 다카이치 전 총무상 지지 보수우익 표가 기시다 전 외무상에게 쏠릴 가능성이 높다. 니혼TV의 국회의원 조사에선 기시다 전 외무상이 120표를 확보했고, 고노 개혁상이 120표에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과 노다 간사장대행이 각각 70표, 20표를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 표가 기시다 전 외무상에게 쏠린다면. 기시다 전 외무상의 결선투표 역전극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고노 개혁상, 국회의원 사이에선 왜 1위 못할까?

당선 횟수가 3선 이하인 젊은 국회의원 사이에선 고노 개혁상 인기가 높다. 이들은 정치 기반이 약한 만큼 국민 여론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당내 대표적인 개혁파·반(反)아베파로 통하는 이시바 전 간사장도 고노 개혁상과 손을 잡았다.

하지만 지역구 당선 기반이 탄탄한 주류 거물 의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고노 개혁상은 그간 소속 파벌이나 자민당 주류의 뜻에 따르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주관을 고집하는 성향 등으로 ‘자민당 내 이단아’라는 평가를 받았다. 원전 정책이 대표적이다. 고노 개혁상은 탈(脫)원전을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이고 신재생에너지에 주력한다는 입장이지만, 아베 전 총리 등 자민당 주류는 친원전 성향이다. 이 같은 핵심 사안에서 의견을 달리하기 때문에 자민당 주류 사이에선 “고노는 절대 안 된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노 개혁상이 기분의 기복이 심하고 돌출 발언이 많다는 것도 반대 여론 형성 이유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고노 개혁상과 기시다 전 외무상이 결선투표에 진출해, 사실상 반(反)아베파와 아베파의 대결 구도를 이룰 것으로 분석한다. 기시다 전 외무상은 누구와도 말이 통하는 온건한 성향으로, 온화하고 신중한 성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베 전 총리가 “신념적으로 가깝다”며 공개적으로 지지한 다카이치 전 총무상도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 중이다. 하지만 그는 ‘자민당 내에서도 오른쪽’이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중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총재로 선출하기엔 일반 국민 인기나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다. 아베 총리도 고노 개혁상의 1차 과반 득표를 막고 보수파를 결집시켜 영향력을 과시하겠다는 계산으로 다카이치를 지지한다는 분석이 주류다.

◇총재 선거 결과가 한·일 관계에 영향을 미칠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 징용 피해자의 법적 배상 문제에 강경한 태도는 자민당 차원의 입장이다. 후보자 중 누가 총재가 되고 총리가 되어도 현재 한·일 관계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 24일 열린 외교·안보를 주제로 한 온라인 정책 토론회에선 한국에 대한 각 후보자들의 강경 발언이 이어졌다. 기시다 전 외무상은 “한국이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고 징용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반복한 뒤 “한국에 국제법을 확실히 지키도록 요구해야 한다. 대화가 필요한지 생각하는 건 그 후의 이야기”라고 했다. 고노 개혁상도 “세계 여러 곳에서 한국이 하는 프로파간다(선전)에 주의 깊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참배 문제에 대해서도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총리가 돼도 참배하겠다”고 했고, 기시다 전 외무상은 “시기와 상황을 고려해 생각하고 싶다”고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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