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정유신 교수 "디지털 G1이 글로벌 G1.. 中 줄타기 대상 아니다"

김노향 기자 2021. 9.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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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글로벌 석학이 본 한국의 경제·산업 위상 변화(1-3) :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경제학 교수)

[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은 누군가에겐 기회였다. 환경문제와 변이 바이러스라는 인류 대재앙에 직면한 글로벌사회는 1년 반의 시간 동안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고 유례없이 빠른 기술의 발전과 대응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 가운데 한국의 위상이 변화했다. 진단키트 개발과 선진적인 방역체계, 새로운 비즈니스의 창출로 경제·산업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머니S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국내·외 각 분야의 석학들에게 한국의 상황 진단과 과제, 대안을 물었다. 한국과 동아시아 3국을 이루는 중국·일본과의 관계를 비롯해 북·미 문제를 오랜 기간 연구한 정치학자, 미국·유럽의 국제경제 분야 경제학자와의 대담을 통해 ▲남·북 관계와 주변국 ▲경쟁력과 성장, 그리고 또 다른 기회를 분석했다.

◆기사 게재 순서
▶1부 - 남북 관계와 주변국
(1)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2)짐 데이토 하와이대 교수
(3)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경제학 교수)
(4)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2부 - 경쟁력과 성장, 그리고 또 다른 기회
(1)카일 페리어 한미경제연구소(KEI) 연구원
(2)리처드 볼드윈 스위스 제네바 국제경제대학원(GIIDS) 교수
국내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중국이 과거 일본과 같이 국유기업 자본주의 즉 국가기업주의로 가고 있고 이는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김노향 기자
“혁명은 법과 제도, 정치나 종교가 아닌 가장 하부의 ‘기술’에서 시작됐다. 자잘한 기술 혁신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수십 년에 걸쳐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며 경제구조를 통째로 바꿨다. 역사적으로 흥망성쇠의 변곡점은 한 국가가 노력해 이룬 것이 아니라 산업혁명 같은 기술의 변화에서 비롯됐다. 4차 산업혁명은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고 남·북한에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62·사진)은 중국의 디지털산업혁명이 태동하던 2000년대 중국인민대학 재정금융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받고 칭화대 최고경영자과정을 밟아 국내에서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저서 ‘중국이 이긴다 : 디지털 G1을 향한 중국의 전략’에서 “중국을 다녀온 한국 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중국의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디지털기술은 몇 년 전만 해도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낮다. 하지만 일부는 이미 한국을 따라잡기도 했고 어떤 부분에선 뛰어넘었다.

“처음 패권국가의 사람들은 저급 제품을 만드는 후발국가를 두려워하지 않았죠. 그런 나라에서 만드는 제품은 모방품뿐이며 품질도 그저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추격자는 제조 프로세스·품질·수출·시장점유율 등 모든 면에서 경험을 축적해나갔습니다. 여기에서 패권국가와 추격자는 대부분 미국과 중국을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패권국가는 영국, 추격자는 19세기의 미국입니다.”

정 교수는 과거의 미국이 신대륙이었기에 빠르게 자본주의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처럼 디지털 전환기에 있는 중국의 환경도 비슷한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9월 6일 진행한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직접적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시종일관 “중국을 무시해선 안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했다.


中 국가기업주의 성공할 것


정 교수의 책이 출간된 2018년 중국의 대도시에선 대형몰의 푸드코트 계산대에 현금과 카드가 사라졌다. 이미 수년 전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한 QR코드나 페이결제만 가능한 매장이 생겨났다. 반면 올해 8월 3~10일 미국 매체 페이먼트닷컴이 소비자 36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모바일 결제 플랫폼의 45.5%를 차지하는 애플페이는 실제 사용률이 6.1%에 불과했다. 2019~2021년 미국의 신용카드 사용량은 33.8% 증가한 반면 모바일 결제 사용량은 26.2% 감소했다.

정 교수는 “3년 전과 지금 중국과 미국의 상황은 물론 많이 바뀌었다”고 전제하며 “다만 중국은 과거 일본과 같이 국유기업 자본주의 즉 국가기업주의로 가고 있고 이는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래에 디지털 이코노미 G1이 경제 전체 G1이 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지난해 중국 광군제(솽스이·최대 온라인쇼핑 시즌)인 11월 11일에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하루 매출이 80조원을 기록,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넘어선 것을 사례로 들었다.

하지만 중국 하면 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것이 불법적인 기술 편취나 지식재산권 침해 논란이다. 이에 대한 정 교수의 시각은 무엇일까. 그는 “가치적으로 나쁜 건 당연하다. 버려야 한다”면서도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짝퉁은 비하할 때 쓰는 말이고 좋게 표현하면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입니다. 어글리코리아나 영국의 젠틀맨이라는 말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죠. 내자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중국은 균형 성장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싸게 만들어서 경쟁력이 있는 겁니다. 중국 역시 역내교역만으로 현재의 G2를 유지하는 성장은 불가능함을 잘 알기 때문에 지나친 독과점은 줄이려고 할 것입니다.”


한국, 중국 어떻게 활용하나


미·중 무역전쟁 가운데 선 한국이 외교 전략의 방향을 잃었다고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정 교수는 “두 나라 사이에서 줄을 타는 건 오래 못갈 것”이라며 “한국에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경제적 힘일 수도 있지만 하부구조까지 아우르는 국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라고 그는 부연했다.

“미래지향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잘 발현할 수 있는 산업에서 미·중의 러브콜을 받아야 합니다. 한 국가의 본질적인 경쟁력은 외교에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외교가 힘을 받으려면 기술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기술에 의해 정치·사회·문화가 바뀔 수 있습니다.”

정 교수는 국내 기술산업의 성공 사례로 카카오게임즈를 들었다. 한 번도 출시한 게임을 성공시킨 적이 없는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는 무엇에 있을까. 정 교수는 “카카오게임즈 기업공개(IPO)에 투자자금이 몰린 비결은 3000만 회원을 잠재 고객으로 둔 플랫폼 ‘카카오톡’이 기반이 된 것”이라며 “좋은 서비스라고 판단되면 소비자뿐 아니라 투자가 따라오게 돼 있고 그렇게 탄생하는 것이 유니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비상장주식으로 20년이 소요됐지만 벤처캐피털이 선점해서 투자하고 1년, 3년, 5년 만에 엑시트가 가능해졌다”며 “4차산업혁명의 상징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한 경제교류의 과제 역시 같은 맥락에서 대안을 제시했다.

“남·북한 합작회사를 만들어 캐피털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어떨까요. 일각에선 북한의 낮은 임금을 활용해 통일한국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생각입니다. 장기저금리대출을 받아 북한에 인프라 투자를 하고 경제적 격차를 줄이자는 것인데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에 누가 대출을 할 것이며 미·중·일·러 주변국의 이해관계가 다 불일치합니다. 남·북한 합작회사를 만들어 캐피털 투자를 유치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남·북한의 합작 성공 사례 가운데 어린이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가 있다. 2002년 남·북한이 두 번째로 합작한 해당 작품은 2004년 프랑스 국영 TV FT1을 통해 프랑스 전역에 방영됐고 130여개 국가에 수출돼 글로벌 히트 상품이 됐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코로나 종식 후 디지털기술경제 미래는?


디지털기술경제의 영향력이 전 산업으로 뻗어 나가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종식된 후 비대면 비즈니스와 재택근무의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실리콘밸리에서 재택근무의 비효율성을 주장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쿡 CEO는 인터뷰에서 “온라인 화상회의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것들이 있다”며 재택근무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 교수는 “미래를 누가 알겠느냐”고 전제하며 “팬데믹으로 인해 더 빨라진 것일 뿐 비대면은 인류가 어차피 갈 길이었다”고 이 같은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 종식의 의미가 있나. 바이러스시대가 시작됐다”며 “환경 파괴로 인해 새로운 바이러스가 지속 출현하고 동물과 인간, 식물과 인간의 계 사이로 감염병이 넘나들게 돼 의학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스터샷(백신 추가 접종)은 빅파마(대형 제약회사)에 돈만 벌어줍니다. 앞으론 치료의학이 아닌 사전적 예방, 즉 면역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병원 방문 횟수와 감염의 위험을 고려할 때 자가테스트와 원격진료가 일상화되고 의학도 디지털로 갈 것입니다.”



[프로필]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경제학 교수)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서강대 경제대학원 경제학석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석사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부동산학석사 ▲경기대학원 경제학박사 ▲중국인민대학 재정금융대학원 경영학석사 ▲대우경제연구소 ▲대우증권 IB본부장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한국SC증권 대표이사 ▲한국SC은행 부행장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금융위원회 산하 핀테크지원센터장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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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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