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의사? 실력 있는 의사? [장진석의 건강한 삶·즐거운 인생]

장진석 소중한메디케어 대표원장 2021. 9. 27. 07: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환자가 병원을 찾는 이유는 어딘가 ‘아파서’ 이다. 처음 접수과정에서부터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실제 진료를 보기까지 몸이 불편한 환자들은 타인의 배려나 주변을 살피기 보다는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만나게 된 의사가 자신의 얘기를 잘들어주지 않고 설명을 요구하면 무시하는 태로도 일관한다면 큰 상처를 받고 치료과정이나 결과에도 불만을 갖게 된다. 하지만 내과 기준 하루에 외래 환자를 80명 이상 진료해야 병원이 유지되는 환경에서 설명을 원하는 환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마냥 시간을 할애하여 설명을 해드릴 수는 없다.

수련과정에서 경험했던 유능한 외과 선생님이 있었다. 이 의사는 환자나 보호자가 설명을 요구하면 ‘제가 설명하면 알아듣기는 하세요’ 라며 아주 개괄적인 설명과 주의사항 정도만 인지시키고 자리를 뜬다. 하지만 수술 실력에 있어서 만큼은 최고 수준이었고 수술 후 합병증이나 흉터도 압도적으로 결과가 좋다. 환자들은 처음에 그 퉁명스러움과 불친절 함에 불만이 가득하였으나 수술 후 안정적인 회복과 조기 퇴원 시기가 되면 어느덧 불만은 사그라지고 퇴원하면서 감사인사를 전하고 간다. 이 유능한 외과의는 통상적인 환자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좋은 의사인가? 아니면 불친절한 몹쓸 의사인가?

장진석 소중한메디케어 대표원장


병원은 어찌 보면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세상에서 가장 치열한 곳이다. 특히 응급실을 방문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시는 가기 싫은 곳으로 기억될 것이다. 나도 급해서 응급실을 찾아 왔는데 접수, 대기, 의사 1차 진료 후 촌각을 다투는 질환이 아니면 몇시간이고 하염없이 기다려야 어떤 처치를 받게 된다. 그 과정에서 병원과 의사들에 대한 불만은 극에 달하게 되고 서로 멱살잡이를 하며 싸우는 경우도 흔하다. 심 정지 환자가 도착해 의료진들이 전력을 다해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를 하고 있는데 다른 환자한테 시끄럽다고 조용히 해달라는 요구를 받기도 한다.

대학병원과 같은 상급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은 사실 과도한 진료 스케줄과 연구활동 등에 지칠 대로 지쳐있다. 어찌 보면 초인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모든 외래 환자들과 주변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아름답게 대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인성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의사들도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한 민국의 의료시스템과 의료진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 친절한 의사가 좋은 의사인지, 실력 있는 의사가 좋은 의사인지, 친절하면서도 실력을 갖추어야 당연히 최고의 의사겠지만.

장진석 소중한메디케어 대표원장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