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포에도 기죽지 않았던 SSG 선수들, 또 감동 받았을 김원형 감독[광주에서]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2021. 9.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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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 감독 ⓒ스포츠코리아

[스포츠한국 광주=노진주 기자] 0-6으로 크게 뒤진 상황. 심지어 만루포로 점수를 허용하면서 사기가 크게 떨어질 법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점수 차는 순식간에 5-6으로 좁혀졌다. 의지의 SSG랜더스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었다.

SSG는 2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5-6으로 석패했다. 5강 진입에 갈길 바쁜 6위 SSG는 5위 키움과의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1.5경기 차.

원하는 승리는 얻지 못한 SSG이지만 과정은 박수받을만했다. 멀찍이 달아나 있던 KIA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저력을 보여줬기 때문. 그리고 이 대목에서 SSG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를 얼마나 대단한 의지로 임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날 SSG의 선발 투수 가빌리오는 5회말 급격히 무너졌다. 3회말 최형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준 것을 제외하고 4회까지 비교적 잘 피칭하던 가빌리오는 5회말 대거 5실점했다. 최형우에게 또 한 번 1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은 데 이어 김태진에겐 무려 만루포를 허용했다.

SSG는 0-6으로 끌려간 채 6회초 공격에 들어섰다.

이미 분위기가 KIA쪽으로 쏠린 상황. SSG가 곧바로 추격을 할 것이란 예상을 쉽사리 할 수 없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SSG는 응집력을 폭발했다. 순식간에 5점을 뽑아내며 KIA 더그아웃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땅볼로 출루한 최주환이 박성한의 적시타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반격이 시작됐다.

이후 박성한은 안상현의 땅볼 때 2루에서 아웃됐지만 안상현이 이재원의 적시타에 힘입어 팀의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기세를 탄 SSG는 이어진 2사 2,3루 찬스에서 추신수와 김강민의 연속 적시타로 3점을 추가했다. KIA 3루수 김태진의 포구 실책이 만회점의 지분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SSG는 대량득점에 성공하며 KIA를 제대로 흔들어놨다.

경기 전 김원형 감독이 말한 선수들의 의지를 찾아볼 수 있었던 6회초 공격이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의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재원 ⓒ스포츠코리아

'의지'가 강조된 이유는 현 SSG의 전력이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투수진의 붕괴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시즌 초반 박종훈과 문승원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을 시작으로,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의 부상까지 겹쳐 시즌 도중 대체 자원으로 샘 가빌리오를 불러들이는 혼잡한 상황을 거쳐야했다. 가빌리오가 제 몫을 해주면 좋으련만 10경기 등판해 평균 자책점 7.05로 좋은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불펜 투수들도 과도한 연투로 힘이 빠져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SSG는 우선 5강 진입을 일궈내야 하는 상황이다. 선수들의 강한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은 '원팀'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앞장서고 있다. 김 감독은 “(이)재원이가 (지난 24일 롯데와 더블헤더전에서) 1차전을 뛰었는데 2차전에도 나가겠다고 강하게 주장하더라. 그렇게 먼저 말하기 쉽지 않다. 그런 것도 강한 의지라고 할 수 있다. 김태훈도 1차전에서 24개를 던졌는데 2차전 때 대기하고 있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2차전에서 더 좋은 투구를 했다"며 선수들의 의지가 묻어난 대목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에게 고마워했다. 김 감독은 “최근 순위 싸움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걸 선수들도 알다보니 자신보다 팀을 위한 마음을 몸으로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선수들이 먼저 그렇게 말해줘서 감독으로서 고마웠다”고 전했다.

SSG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원은 휴식일에 시간을 빼 통역 담당자 없이 통역 어플을 통해 팀에 연착륙하고 있는 새 외국인 투수 가빌리오과 대화를 하며 ‘원팀’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비록 이날 SSG는 한 점 차로 패했지만, 김 감독이 말했던 선수들의 의지가 얼마나 단단한지 알 수 있었던 경기였다. 대거 실점한 후 곧바로 대량 득점으로 이를 증명한 SSG. 앞으로의 순위 반전 가능성에 기대가 쏠린다.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jinju217@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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