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동성 결혼 합법화.. 국민투표서 64.1% '찬성'

사진=EPA연합뉴스

동성 결혼 찬반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한 스위스가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투표에서 64.1%가 동성 결혼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전국에서 실시된 동성 결혼, 이른바 ‘모두를 위한 결혼’ 법안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서 64.1%가 찬성표를 던졌다. 인구 850만명 중 544만명 이상이 찬성했다. 26개 모든 주(州)에서 찬성이 과반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동성 연인도 합법적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를 양육할 권리를 갖는 등 이성 부부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전망이다. 발효 시점은 정부가 별도의 절차를 거쳐 결정한다.

스위스 의회는 지난해 말 해당 법안을 가결했다. 그러자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시민이 5만명의 서명을 받으며 동성 결혼 합법화 여부는 국민투표에 부쳐졌다. 이후 스위스에서 동성 결혼 합법화는 뜨거운 논쟁거리가 됐다. 찬성론자들은 동성 연인도 합법적인 부부의 삶을 살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고 반대론자들은 전통적인 가족의 가치가 훼손된다고 주장했다.

스위스는 2007년 동성 연인에게 민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시민 결합’은 인정했으나 동성·이성 부부를 똑같이 대우하는 동성 결혼 합법화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스위스는 전 세계적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30번째 국가다. 유럽에서는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프랑스·독일·영국·스페인·포르투갈·스웨덴·핀란드 등이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