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옥죄는 美극복하기[오동희의 思見]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1. 9. 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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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45일 내로 반도체 재고와 주문량, 생산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세차례에 걸쳐 '반도체 회의'를 한답시고, 삼성전자를 백악관과 상무부로 불러들이는 행태에서도 알 수 있다.

사실 미국 정부가 걱정하는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부족은 삼성전자가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미국 정부의 요구를 상대적 약자인 삼성전자의 대응에만 마냥 맡겨 놓아서는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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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45일 내로 반도체 재고와 주문량, 생산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자발적 정보공개'라는 허울을 썼지만 실상은 힘없는 나라 기업에 대한 폭압이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의 이런 행태가 비단 우리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240여년전 영국 조지3세에 맞선 미국의 독립전쟁을 돕다가 재정파탄에 빠져 왕정(루이16세)이 무너진 경험을 한 프랑스는 240년 후 다 잡은 78조원 규모의 잠수함 계약을 하루 아침에 두눈 멀쩡이 뜨고 미국에 뺏겼다. 호주는 2016년 프랑스와 맺은 900억 호주달러(약 78조원) 규모의 잠수함 발주(12척)와 기술 이전 계약을 지난 15일(현지시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그 뒤에는 미국이 있었다.

호주는 영국·미국과의 새로운 3자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를 발족하면서 미국으로부터 핵잠수함기술을 제공받기로 했다. 미국이 핵잠수함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프랑스의 뒷통수를 친 것이다. 미국은 미안한 기색 없이 프랑스의 어깨 한번 두드리는 정도로 끝냈다. 200여년만에 국제 권력의 이동을 실감케 하는 냉엄한 국제사회의 '힘의 논리'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발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앞으로 신경 쓸께"라고 전화하고 일단락지었다. 미국의 이익 앞에선 독립전쟁을 도왔던 우방이든 1, 2차 세계대전을 함께 했던 동맹이든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는 막강한 권력의 프랑스를 대하는 미국의 태도가 이럴진데 우리를 보는 미국의 시각은 어떨까. 최근 미국 정부가 세차례에 걸쳐 '반도체 회의'를 한답시고, 삼성전자를 백악관과 상무부로 불러들이는 행태에서도 알 수 있다.

하청업체 다루듯 하는 미국 정부는 만약 기업들이 정보 공개에 협조하지 않으면 국방물자생산법(DPA)을 근거로 정보 제출을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압박을 가했다.

바이든은 선거에서 트럼프를 반대하며 이겼지만, 권력을 잡은 후 트럼프의 방식까지 버린 것은 아니다. 젠틀함이 아니라 거친 트럼프의 행동이 국제사회에 효과가 있고 자국에 이익이라는 경험을 했다. 절대강국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의 냉혹한 모습이다.

사실 미국 정부가 걱정하는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부족은 삼성전자가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감가상각이 끝난 대만 TSMC의 200mm(8인치) 로엔드(저가) 차량용 칩 생산라인에서 할 수 있는 문제다. 삼성전자 첨단 메모리라인이나 파운드리 라인에서는 저가의 차량용반도체 생산은 수익성이 없다. 그런데도 자동차용 반도체와 무관한 삼성전자의 영업비밀을 제공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강국의 폭력이다.

미국 정부의 요구를 상대적 약자인 삼성전자의 대응에만 마냥 맡겨 놓아서는 안되는 이유다. 우리 정치권이나 정부가 함께 나서 미국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대선주자들도 대선 승리에만 눈이 멀어 내전에만 몰입할 게 아니라 앞장 서서 미국 정부에 문제 제기를 하고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것이 국익을 지키는 일이다.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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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hunt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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