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민병헌 은퇴와 고 임수혁, 김명성감독..'야구란 무엇인가?'[라떼야구]

2021. 9. 27. 04: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1987년 생 34세의 나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과 동갑이다. 롯데 민병헌이 은퇴했다. 롯데 구단은 26일 ‘민병헌이 최근 은퇴 여부를 놓고 숙고하다가 결국 현역 은퇴를 최종 결정했다’고 안타까운 소식을 알렸다.

민병헌은 롯데가 발표한 공식 보도자료에서 ‘선수 생활 종반을 롯데에서 보낼 수 있어 행복했다. 구단에 조금 더 보탬이 되고 싶었는데 많이 아쉽다. 그동안 아낌없는 사랑과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민병헌은 2020시즌 중 몸에 이상이 발견됐고 결국 지난 1월 뇌동맥류 수술을 받았다. 사실상 선수 생활이 끝날 것으로 예상됐는데 빠르게 회복해 5월 말 1군에 복귀해 야구의 꿈을 이어갔다. 그러나 8월29일 두산전이 마지막 경기였다.

롯데 구단은 키움 히어로즈와의 고척돔 원정 낮 경기를 앞두고 민병헌의 은퇴를 발표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경기 구상보다 민병헌에 대한 설명을 하느라 바빴다. 다음 날인 27일 월요일은 프로야구가 없는 날이다. 일요일에 꼭 해야 하는 긴급한 사안이었는지는 궁금하다.

롯데 구단은 포수 임수혁과 김명성감독을 잃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1969년 생인 임수혁은 살아 있다면 52세이다. 롯데에서 좋은 지도자가 됐을 임수혁인데 그를 일찍 떠나보낸 야구 팬들의 아픔과 아쉬움은 지금도 가슴속에 남아 있다.

서울고 고려대를 거친 임수혁은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1994년 드래프트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2차 1순위로 지명됐다. 1994년 입단 첫해에는 강성우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1996시즌 113경기에 출장 3할1푼1리의 타율에 11홈런으로 KBO리그에서 떠오르는 공격형 포수로 롯데 주전 포수가 됐다.

임수혁은 1995년 OB 베어스(현 두산)와의 한국 시리즈 5차전서 연장 10회초 결승 희생플라이,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 9회 3-5로 뒤진 상황에서 대타로 동점 투런 홈런 등 큰 경기에서 결정적인 타격을 선보여 롯데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1995년 한국시리즈에서 롯데(감독 김용희)는 OB(감독 김인식)에 3승4패로 패했다. 1999년 플레이오프는 롯데(감독 김명성)와 삼성(감독 서정환)이 맞붙어 롯데가 7차전에서 승리했으나 한화와의 한국시리즈서 패했다.

그런데 임수혁이 의욕적으로 준비한 2000시즌 개막 초반인 4월18일 잠실 구장이다. LG전 2회초 임수혁은 2루 베이스에 있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호흡 곤란이었다. 구급차로 이송했으나 호흡과 맥박이 일시 정지되기도 했고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병상에서 지내다가 11년 전인 2010년 2월7일 세상을 떠났다.

임수혁은 어쩔 수 없이 고(故) 김명성감독을 떠오르게 만든다. 1999년 플레이오프 5차전 9회 임수혁을 대타로 기용한 지장(智將)이자 롯데의 한국시리즈 준우승 감독이었던 김명성감독은 다음 해인 2000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삼성에 패해 탈락했다.

그리고 2001년 시즌 중반까지 팀 성적 부진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 등이 겹치면서 그해 7월24일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나이 55세였다.

야구의 도시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는 2018년 한국 시리즈 우승을 위해 4년간 총액 80억원에 두산 베어스에서 민병헌을 FA로 영입했다. 그러나 민병헌은 롯데에서는 우승 반지를 끼지 못하고 병을 얻어 자신의 땀과 눈물이 스며있는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래도 야구는 계속된다. 야구란 무엇인가.

[민병헌과 고 임수혁. 사진=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