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소 66곳중 29곳 남았지만.. '원화거래' 4곳 독점 유력

김자현 기자 2021. 9. 2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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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29곳이 금융당국에 신고를 마치면서 제도권에 발을 들이게 됐다.

다만 일부 거래소가 신고를 하지 않고도 영업을 계속할 수 있어 금융당국은 수사기관과 함께 미신고 영업 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한편으론 신고를 마친 거래소들이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게 되면서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건전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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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중 4곳만 은행 실명계좌 확보 성공
나머지 25곳 시장 도태 가능성
가상자산 규모 축소 우려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29곳이 금융당국에 신고를 마치면서 제도권에 발을 들이게 됐다. 신고하지 못한 나머지 37개 거래소는 폐업 수순을 밟는다. 다만 4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만 기존처럼 원화로 코인을 사고팔 수 있어 이들 거래소를 중심으로 과점 체제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24일까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를 마친 가상화폐 사업자는 총 42곳이다. 거래소 29곳, 지갑·보관관리업자 등 기타 사업자가 13곳이다.

거래소 가운데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만 은행의 실명 입출금 계좌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아 신고를 마쳤다. 현재 이 4곳만 원화를 이용해 코인 거래가 가능한 ‘원화 마켓’을 운영할 수 있다.

고팍스, 후오비코리아, 플라이빗 등 나머지 거래소 25곳은 코인 간 거래만 지원하는 ‘코인 마켓’ 운영자로 신고했다. ISMS 인증만 받고 은행 실명 계좌 확보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FIU는 앞서 17일 업비트의 신고를 가장 먼저 수리한 데 이어 심사를 통해 나머지 거래소들의 신고 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신고를 하지 못한 나머지 거래소 37곳은 문을 닫는다. 이들 거래소의 코인 거래량은 국내 가상화폐 전체 거래량의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들 거래소에 예치된 투자자 돈도 50억 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일부 거래소가 신고를 하지 않고도 영업을 계속할 수 있어 금융당국은 수사기관과 함께 미신고 영업 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신고를 마친 거래소들은 당장 폐업의 고비는 넘겼지만 4대 거래소를 제외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코인 간 거래만 가능할 뿐 원화로 가상화폐를 사고팔 수 없고 예치금을 원화로 인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0분 현재 거래소 코인빗의 하루 거래대금은 85달러(약 10만 원)로 사실상 거래가 멈춘 상태다. 원화 입금 중단을 공지한 직후인 이달 2일(1억187만 달러)과 비교하면 거래대금이 99.9% 급감했다. 플라이빗, 후오비코리아 등도 하루 거래규모가 수백∼수천만 원대로 줄었다. 이 때문에 4대 거래소의 과점 체제가 굳어지면서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경쟁이 둔화되고 시장 자체가 축소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으론 신고를 마친 거래소들이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게 되면서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건전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고객 확인, 의심거래 및 고액현금 거래 보고, 고객별 거래 내역 분리 기록 등의 의무를 지키지 않는 거래소는 FIU의 검사 대상이 된다. 특금법에 따라 기관·임직원 제재, 벌금, 과태료 등의 조치도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이 안정화되면 투자자 보호를 비롯해 관련 산업 육성 및 규제 등을 폭넓게 다루는 가상화폐 업권법에 대해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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