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더 인터뷰]"코로나로 확 바뀐 교육환경.. AI 활용해 초중고 교실 분위기 바꿀 것"

최창환 기자 2021. 9. 27.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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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AI) 플랫폼 ‘아이톡톡’을 도입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I와 빅데이터 등 기술기반 혁신 수업을 토대로 경남 교육의 대전환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교실 풍경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어요. 교육청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24일 “추석 연휴에 만난 학부모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미래시대에 맞게 교실을 바꿔나가는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네이버, 한글과컴퓨터와 함께 자체적으로 AI 교육 플랫폼인 ‘아이톡톡’을 개발했다. 250개 학교에서 시범운영을 거쳐 올 신학기부터 모든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수업에 필요한 교육 콘텐츠와 운영 사항, 교원 업무까지 지원한다.

초중고교생 40만 명과 교직원 5만 명이 24시간, 365일 아이톡톡을 드나들며 주고받는 모든 데이터가 그대로 쌓인다. 그 빅데이터는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박 교육감은 “코로나19로 학교에서도 비대면 수업을 했지만 대부분 줌(Zoom) 같은 보안이 취약한 외국 프로그램을 쓰거나 EBS 강의로 대체해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 축적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톡톡은 초중고교의 모든 학생의 학습량이 축적돼 경남 교육의 ‘보물창고’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육감은 “아이톡톡에서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어떤 공부를 했는지, 어떤 점이 부족한지, 학습 기록과 평가가 가능하고 학생 개인의 신상, 상담 내용도 관리해 전인적 성장을 도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수학 한 문제를 푸는 데 3분이 걸리는데 한 학생이 30초 만에 답안을 체크했다면, AI는 학생이 어림짐작을 했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어느 부분이 약한지를 파악해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악기 실습의 경우 아이톡톡에 학생이 연주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업로드하면 교사가 피드백을 해줄 수도 있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도 축적된다.

박 교육감은 “2016년 예상을 깨고 AI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세계 최정상급 프로기사인 이세돌을 이기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학교 교육에도 AI를 도입하면 어떨까 고민을 한 게 아이톡톡의 시발점이었다”고 회고했다. 네이버와 한글과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예상되던 사업비도 1억 원만 들었다. 비용의 해외 유출은 물론 학생들에 대한 정보 유출 역시 없다. 모든 데이터는 교육청만 활용할 수 있도록 축적한다. 네이버도 가져갈 수 없다.

긍정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하루 평균 50만 건, 월평균 1500만 건의 학습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경남교육청은 이를 바탕으로 2024년까지 단계별 고도화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이톡톡을 학생들이 가정에서도 활용하도록 초중고교생에게 개인용 스마트단말기(노트북·패드)도 지급한다. 스마트단말기 통합관리시스템과 지원센터도 구축한다.

박 교육감은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전혀 다른 교육환경이 요구되고 있다”며 “아이톡톡을 축으로 한 경남교육의 대전환은 한국 교육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미래 교육의 큰 그림’이 정착되려면 연속성은 필수. 그래서 경남 교육계 안팎에선 박 교육감의 내년 출마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른 지 오래다. 보수 진영에선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도 있다. 그는 “미래교육 플랫폼이 안착할 때까지 전체 과정을 잘 아는 사람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재선 당시 3선 불출마를 말했던 것 또한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된 이후 도민들께 솔직한 심정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 놨다.

마산고, 경남대를 졸업하고 창원 문성교에서 교직생활을 하며 전교조 활동에도 열심이었던 박 교육감은 경남도 교육위원 재선에 이어 2014년 7월부터 경남 교육을 맡고 있다. 정무직 중용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아이디어가 많고 상황 변화에 대한 흡수력이 뛰어난 것이 강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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