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명도 넘어선다..점점 멀어지는 '위드 코로나'

엄민용 기자 2021. 9. 27.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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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4000명대도 넘어설 수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2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0명 넘게 나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다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도 1~2주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탓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5일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3273명을 기록해 전날(2434명)보다 839명 급증한 때문이다. 브리핑에서 정 청장은 “추석연휴 기간에 이동량이 늘고 사람 간 접촉이 많아져 잠재적인 무증상 환자나 경증 감염자가 더욱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로 인해 앞으로 1~2주간 확진자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정 청장의 우려대로 26일에도 신규 확진자 수가 2771명을 기록하며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았다. 2771명은 전날 3000명대보다는 줄어든 것이지만, 이는 주말에 검사 수가 줄어든 때문이다. 지난주 토요일(19일 0시 기준)의 1909명과 비교하면 862명이나 많은 수치다. 26일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나오면서 국내 누적 확진자 수도 3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1년8개월여 만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 발생이 2735명, 해외유입이 36명이다. 또 지역별로는 경기 931명, 서울 928명, 인천 174명 등 절대 다수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들이 추석연휴 동안 이동하며 지방으로 감염을 확산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주말효과에 따른 일시적 감소 이후 확진자 수가 곧 4000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잠복기가 평균 5~7일인 점을 감안하면 연휴기간 중 감염된 사람들이 증상을 느끼고 검진소를 방문해 검진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그들이 금주 중 몰려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무증상 감염이 많은 델타 변이 특성상 감염 후 검진을 받기까지 기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에 정 정창은 “곧 찾아오는 10월 초 연휴 기간에 다시 이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최소 2주간은 사적모임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다중이용시설 이용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렇듯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지자체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강원도 삼척시는 26일 0시부터 다음달 3일 자정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했다. 시는 지난 6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하향했으나, 추석연휴 이후 수도권 방문에 따른 확진자 발생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되는 데다 관내 대학교의 대면 수업으로 타지 인구유입 등으로 시민들의 불안심리가 높아짐에 따라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

강원도 속초시는 거리두기를 더욱 강력한 4단계로 격상한다. 추석연휴 직후 속초에서는 지역 확진자 접촉자와 인천 확진자 접촉자 등 모두 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속초는 전체 인구가 8만명에 불과한 작은 관광도시다. 하지만 최근 한 달 동안 160명이 넘는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이에 시는 확산세를 꺾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27일 0시부터 10월 3일 밤 12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수위인 4단계로 격상키로 했다. 강원도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곳은 지난 7월 강릉과 양양에 이어 속초시가 세 번째다.

추석연후 이후 확산세가 심각해진 충청북도도 감염 차단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이에 도는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을 서두르면서 기업 고용주들에게는 ‘직원을 신규 채용할 때는 반드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밖에 그동안 거리두기 3단계 조치를 9주째 이어온 광주광역시는 기존 방역 수칙 외에 야외 음주·취식 금지 등 3가지 권고 사항을 발표했다. 또 전라남도는 가을 수확기에 맞춰 농업 분야 외국인 고용 사업장 관리를 강화해 외국인 고용 사업장 관계자 2032명을 대상으로 2주에 1회씩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다. 전라북도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경증 환자에 대한 ‘재택 치료’를 추진 중이다.

이처럼 코로나19 방역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위드 코로나’(코로나와의 공존) 예행연습 격으로 적용한 느슨한 추석 특별 방역조치가 위드 코로나를 더욱 멀어지게 했다는 비난의 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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