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구와 앤티크 스타일로 꾸민 한일 커플의 부산집

서울문화사 2021. 9. 27.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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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와 호주, 일본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던 한국·일본 국제 커플이 부산 달맞이고개에 평온한 집을 꾸렸다.


다이닝 룸과 거실 사이에 시공된 벽은 공간을 구분하고 미술작품을 걸 수 있어 유용하다.


뉴질랜드에서 만나 호주, 일본을 거쳐 한국에 정착한 박혜영, 나이토 다케노리씨 부부.


공간을 구분해주는 벽 덕분에 마치 갤러리처럼 집 안 곳곳에 다양한 작품을 전시했다.


앤티크 숍에서 구입한 선반을 설치한 주방의 한쪽. 아이들이 만든 도자기와 여행하면서 모은 소품들을 모아두었다.


다이닝 룸과 거실 사이 벽에 사이드보드를 두고 향기 아이템과 식물, 바구니 등을 진열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집 조용한 주택가와 아기자기한 숍들이 어우러져 색다른 감성을 풍기는 달맞이고개. 오랫동안 해외에서 생활하다 부산에 정착한 박혜영, 나이토 다케노리 씨 부부가 자리를 잡은 곳도 이곳 해운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빌라다. 뉴질랜드 유학 시절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사랑을 키웠다는 부부는 호주와 일본 도쿄를 거쳐 3년 전 부산에 정착했다.

지금 사는 집은 부부가 운영하는 와인 숍과 가까운 데다 한적하고 평온한 분위기의 동네가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저는 2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고, 남편과 아이들은 처음 한국에서 살아보는 거니 잘 적응할지 걱정됐거든요. 막상 지내보니 도쿄보다 훨씬 전원적이고 한적한 분위기여서 모두 만족하고 있어요. 저희는 예전부터 좋아하던 와인을 소개하는 일을 하고, 아이들은 취미로 서핑을 배우면서 부산 라이프를 즐기는 중이에요.”

호주에서 살 때부터 와인에 관심이 많았던 부부는 오래전부터 캐주얼 와인 바를 여는 게 작은 바람이었는데, 한국으로 이주하면서 그 꿈을 이루게 됐다. 뉴질랜드 마오이 언어 중에 ‘키아오라’(잘 지내요?)라는 인사말에서 따온 ‘오라’(만족스러운 일상)라는 이름으로 연 와인 숍에서는 호주, 뉴질랜드를 비롯한 다양한 나라의 와인을 선보이는데, 일본 가정식 요리를 베이스로 한 메뉴도 인기가 높다.

“일본에서 생활할 때 아이의 친구 가족들과 한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작은 파티를 열었어요. 저는 한국 음식을, 일본의 여러 지역 출신인 엄마들이 서로 고향 음식을 해오면서 나눠 먹고 요리를 배우기도 했죠. 그 덕분에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게 됐고, 어울리는 와인이나 음료에 대해 공부도 했고요. 저에겐 일본에서 가장 즐거웠던 추억인데요. 그 덕분에 와인 바를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것 같아요.”

호주에서부터 사용하던 데이베드와 색감 있는 소파를 진열한 거실에 고가구 숍에서 구입한 소반을 두어 다양한 매력이 공존한다.


냉장고가 들어가게 설계된 공간을 그릇 수납장으로 활용한다. 하단의 고가구도 앤티크 숍에서 구입한 것.


1층은 거실과 다이닝 룸, 2층은 부부 침실과 아이들 방으로 이루어진 복층 구조의 집이다.


2층 복도에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사용하던 장난감을 진열해두었다. 나무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피아노는 장난감으로 구입했지만 지금은 가족의 추억이 담긴 감성 오브제로 활용하고 있다.


아이의 친구 가족들과 한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작은 파티를 열었어요.

저는 한국 음식을, 일본의 여러 지역 출신인 엄마들이 서로 고향 음식을 해와서 나눠 먹고 요리를 배우기도 했죠.

그 덕분에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게 됐고, 어울리는 와인이나 음료에 대해 공부도 했어요.

저에겐 일본에서 가장 즐거웠던 추억이에요.


박혜영 씨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인 주방의 전경.


박혜영, 나이토 다케노리 씨 부부가 운영하는 캐주얼 와인 바 ‘오라부산(@ora_busan)’에도 다양한 스타일의 식기류를 진열해두었다.


안방 침실 옆 수납함 위에 조르조 모란디의 작품을 진열하고 어울리는 소품들을 모아두었다.


현관 입구에는 자주 사용하는 외출용품을 걸어둔다.


쌍둥이 두 딸의 방에는 원목 소재로 만든 가구를 골라주었다.

삶을 지탱하는 주방 요리를 좋아하는 박혜영 씨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주방이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주방에서 쿠키와 파스타를 만들어 먹으며 시간을 보냈고,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집콕 생활이 길어질 때도 주방에서 요리를 하면서 지루한 시기를 버텼다. 남편과 고된 하루를 마치고 돌아와서 새로 알게 된 와인을 시음하고 대화를 나누는 곳도 주방의 식탁.

“요리를 좋아하고 주방을 가장 아끼지만 냉장고는 작은 편이에요. 음식을 오래 저장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때그때 필요한 것만 구입해서 바로 조리하는 게 습관이 됐거든요. 그래서 냉장고를 두도록 설계된 공간에 선반을 설치해서 자주 사용하는 그릇과 아이들이 만든 도자기들을 진열해두었어요.”

또 손님이 많이 와도 언제든지 넓힐 수 있는 확장형 식탁과 그녀가 좋아하는 디자이너 한스 웨그너의 의자가 놓인 주방은 박혜영 씨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공간이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좋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공간이야말로 그녀가 원하는 집의 모습이다. 가족 구성원의 스토리가 담긴 소품을 집 안 곳곳에 진열하는 것도 박혜영 씨에겐 의미 있는 일이다. 비록 서툰 솜씨라도 사랑하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나 소품을 집 안에 진열하는 것만으로 아이들과 더 교감할 수 있고 애정이 쌓이는 기분이라고.

“집은 가족 모두가 편히 쉴 수 있는 아늑한 쉼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남편이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건이나 취향에 대해 늘 관심을 갖고 가능하면 그런 것들로 채우려고 해요. 가족이 좋아하는 것들로 공간을 채우다 보면 언제나 제 마음이 행복감으로 가득 차더라고요.”

안방 수납함 위 향기 아이템들.


휴식에 집중하고자 침대와 간단한 소품들로만 채운 안방 침실. 의자를 좋아하는 박혜영 씨는 침대 옆에 한스 웨그너의 오리지널 빈티지 의자를 두고 책 같은 소품을 올려두는 용도로 활용한다.

기획 : 심효진 기자  |   사진 : 백경호(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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