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광이에게서 나라 되찾자” 트럼프 지지율, 바이든 제쳤다
“우린 미치광이들에게서 나라를 되찾아야 합니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저녁 미 조지아주(州) 소도시 페리에서 열린 친(親)트럼프 진영의 정치 집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를 원색 비난하자 지지자 수천 명이 목청이 터져라 함성을 질렀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 때 조지아에서 1만1779표 차이로 바이든에게 패배했다. 내년 중간선거와 2024년 대선을 겨냥, 이른바 ‘스윙스테이트’(경합주)를 본격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현지 언론들은 이날 집회 참석자 수가 8000명에서 많게는 2만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그는 다음 달 9일엔 또 다른 경합주인 아이오와 디모인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CNN은 지난 12일 성인 211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 및 공화당 성향 무당파 63%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5~16일 하버드대 미국 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 기관 해리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2024년 차기 대통령 여론 조사에서도 트럼프의 지지율은 48%로 바이든 대통령(4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 이후 트럼프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는 연설의 상당 부분을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지난 21일 텍사스주 델리오에서 기마 국경순찰대 요원이 아이티 난민을 가축 몰이 하듯 채찍질하는 장면을 두고 ‘비인간적인 처사’란 비판이 제기되자 이를 ‘집중 공격’한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 남부 국경에서 벌어지는 대재앙처럼 우리나라가 직면한 더 큰 위기는 없다”며 “(내가 재임 중엔) 불법 이민을 다 막았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는 ‘아프간 철군’과 관련해서도 “(바이든 정부의) 가장 끔찍한 무능의 표출”이라고 했다. 지난달 26일 미군 13명이 카불 국제공항에서 이슬람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호라산(IS-K)의 자살 폭탄 테러로 숨진 것을 언급하면서 “(오늘 행사장 앞쪽에) 13명의 자리를 비워놨다”고 했다. 이날 주최 측은 이 의자들 위에 각각 성조기와 추모 꽃을 올렸다.
집회 전날 뉴욕타임스(NYT)는 애리조나주에서 진행된 대선 투표용지 재검표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가 재확인됐다고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감사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상원이 수작업으로 매리코파 카운티 투표 용지 210만장을 재검표한 결과, 바이든은 작년 11월 카운티가 발표한 공식 집계치보다 99표를 더 얻었고 트럼프는 261표가 줄었다.
바이든은 작년 대선 당시 애리조나에서 1만500표 차로 트럼프를 눌렀다. 하지만 트럼프는 ‘선거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했고, 애리조나 입법부를 장악한 공화당 상원은 지난 4월 애리조나 중 매리코파 카운티의 투표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는 감사 실시안을 의결했다.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오자 트럼프는 성명을 내고 “실제 보고서엔 아주 다른 내용이 담겼다. 언론의 (또 다른) 가짜 뉴스”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도 취재 기자들이 모여 있는 미디어석을 가리키며 “저기 가짜 뉴스 만드는 사람들을 보라”고 했다.
이날 집회 시작 전엔 트럼프의 ‘친위대’들이 앞다퉈 ‘바이든 때리기’에 나섰다. ‘하이힐을 신은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이 ‘바이든을 탄핵하라’는 말이 적힌 팻말을 들고 무대에 오르자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바이든 탄핵’이라고 외쳤다.
/페리(조지아)=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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