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美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한국실
영부인 방문 계기 규모 확대 추진
해외 문화재 파악·보존사업 지속
제대로 된 전시 통해 韓문화 알려야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2층 남동쪽 방향으로 ‘아시아 미술’ 섹션이 있다. 먼저 복도를 따라 중국 도자기와 불상, 불교 미술품이 전시실 대여섯 개를 차지하고 있다. 전시실 2∼3개 크기의 ‘명나라 시대 안뜰’이 별도로 재현됐고, 또 대여섯 개 전시실에 ‘은둔과 교감의 중국 미술’이란 제목으로 특별전시가 진행 중이다. 중국실만 15개에 가깝다. 일본 전시실도 10여 개에 달한다. ‘일본, 스타일의 역사’란 제목의 특별전시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특징적인 조각상과 도자기, 회화 등이 전시 중이다.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미술품 전시실이 6∼7개, 또 미얀마·태국·캄보디아·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미술품 전시실이 5∼6개다.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 한국 전시실 하나가 겨우 버티고 있다.
2018년을 기준으로 해외 박물관에 설치된 한국실은 23개국 68곳이라고 한다. 그중 절반 가까이가 미국에 있다. 이번에 확장 추진을 발표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한국실은 문체부의 ‘해외 박물관 한국실 운영 지원사업’ 대상 가운데 ‘거점관’이자 ‘우선 지원관’이다. 전 세계 한국실 가운데 손에 꼽을 정도로 ‘훌륭한’ 전시실이고, 한국국제교류재단 지원을 통해 지난해부터 전담 큐레이터가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거점·우선지원관이 이 정도라고 하면 해외 다른 박물관들의 한국실은 어느 정도 수준일지 상상이 어려울 정도다.
해외 박물관 한국실이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는지도 알기 어렵다.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인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의 한국실이 2017년에 문을 닫았다. 당시 한국실 폐관에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번 한국실 확장 추진 발표 역시 실제 추진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예상하기 어렵다. ‘공짜 전시’는 없다.
세계일보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1월까지 ‘해외 우리 문화재 바로 알기’라는 제목으로 해외 문화재 실태에 대해 20회에 걸쳐 보도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2018년을 기준으로 국외 문화재가 20개국에 17만2316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는데, 그마저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해외 기관이나 소장자들이 한국 문화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국 문화재인지 모르고, 아예 중국이나 일본 것으로 분류해 놓거나 수장고에 방치하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시실 면적을 넓히는 것이 대수가 아니다. 해외에 있는 문화재를 조사·연구해 파악하고, 보존하고, 또 제대로 된 전시를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리는 것이 핵심이다. 문화재 환수도 중요한 문제다. 체계적으로 진행돼도 모자랄 해외의 한국 문화재 보존과 전시 사업이 영부인의 방문 등을 계기로 한 일회성 이벤트가 돼서는 안 될 일이다.
박영준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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