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 男 프로테니스 투어 우승.. 이형택 이후 18년만에 쾌거
신축년(辛丑年)인 올해는 소의 해다. 소의 특징은 느릿느릿 할지언정 근면하고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 소띠 선수 권순우(24)가 생애 첫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한국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 투어 우승으로, 2003년 시드니 인터내셔널 대회 이형택 이후 18년 만의 쾌거다. 2018 호주오픈 4강에 올랐던 정현(25·282위)도 투어 단식 우승은 못 해봤다.
권순우는 26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ATP투어 아스타나 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제임스 더크워스(29·호주·65위)를 1시간 36분 만에 세트 스코어 2대0(7-6<8-6> 6-3)으로 꺾고 우승했다. 1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3-6으로 몰렸다가 오히려 집중력을 살려 8-6으로 뒤집어 첫 세트를 따내면서 경기 주도권을 쥐었다. 상금 4만7080달러(약 5500만원)에 우승 랭킹 포인트 250점을 받는다. 덕분에 세계 랭킹이 82위에서 자신의 역대 최고인 57위까지 오른다. 아시아 선수로선 니시코리 게이(일본·54위) 다음이다.
권순우는 소처럼 차근차근 진격했다.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4학년 때 테니스 라켓을 잡았는데, 또래보다 한참 늦은 시작이었다. 주니어 때는 정현의 그늘에 있었고, 2년 전에야 세계 랭킹 100위 이내로 진입했다. 공식 체격은 키 180㎝, 체중 72㎏. 키 190㎝ 안팎 꺽다리들이 즐비한 남자 테니스 세계에선 아담한 체구라 서브나 파워 등 여러 면에서 불리했다.
하지만 그는 노력했다. 세계의 벽을 뛰어넘을 관건이 체력이라고 판단하고 복근에 항상 왕(王)자를 새겨둔다. 서브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엔 서브 스피드가 최고 시속 200㎞를 넘나든다. 투어 상위권 선수들과 계속 맞붙으면서 리턴 게임 능력도 일취월장했다. 혼자 가방 메고 매주 도시를 옮겨 다니는 투어 선수의 삶을 그는 특별함으로 여기면서 틈틈이 영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우승을 확정짓고 기쁨에 겨워 코트에 드러누웠던 권순우는 영어로 또박또박 소감을 말했다. “정말 기쁩니다. 상대 선수 서브가 정말 강했는데, 저는 모든 포인트에 집중하려고 애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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